이란, 지하 80m 핵시설 의혹에 "이스라엘 심리전" 일축

입력 2023-05-24 19:55  

이란, 지하 80m 핵시설 의혹에 "이스라엘 심리전" 일축
"이스라엘이 핵시설 공격하면 큰 전쟁" 위협도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이 지하 80m 이상 깊이에서 새로운 핵시설을 건설한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스라엘의 심리전이라며 일축했다.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에슬라미 원자력청(AEOI) 청장은 이날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과거에도 거짓된 언어로 이란에 대한 반감을 조성하려 노력해 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의혹도 적들의 심리전 중 하나라고 본다"며 "이스라엘은 역내 외교 안보 상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조성될 때 이런 의혹을 제기한다"고 날을 세웠다.
에슬라미 청장은 이란의 핵 활동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가 새로운 핵 활동을 개시한다면 그때도 IAEA에 협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틀 전 AP 통신은 미국 위성영상 서비스업체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이란 중부 나탄즈 핵시설 일대 영상을 분석해 이란의 새로운 핵시설이 지하 80∼100m 깊이에 건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80∼100m 깊이는 미군의 '벙커버스터' 폭탄 타격 범위를 벗어나는 위치라고 전했다.
미 공군은 지하 벙커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관통탄을 운용 중이다.
첨단폭격기에만 탑재하는 3만 파운드(13t)급 중량의 GBU-57 벙커버스터는 땅 밑 60m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군사적 행동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핵시설 타격을 가정한 합동 군사훈련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
지난 23일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의 새로운 지하 핵시설이 모든 공격을 피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의 관리는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이스라엘이 핵시설을 공격하면 그것은 아주 큰 전쟁을 의미한다"며 "이스라엘의 도발에 대해 이란군의 대응은 제한이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합의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이 최대로 농축할 수 있는 우라늄 농도는 3.67%다.
하지만 미국이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그다음 해부터 우라늄 농도를 높여왔다.
이란은 농도 60%까지 농축 수준을 높였지만, 핵무기를 만들 계획은 없다고 강조해 왔다.
2021년부터 시작한 핵합의 복원 회담은 1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IAEA는 지난 1월 이란 포르도 지하 핵시설 조사 당시 핵무기 제조 수준에 버금가는 농도 84% 우라늄 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최근 회원국에 배포하기도 했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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