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옹호' 리처드 뮬러 UC버클리대 교수,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조연설
"원자력, 저렴한 에너지원…삼면바다 한국, 해수우라늄 잠재력"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화상 연설…"청정기술 원자력 강력 재부상"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중성미자 및 핵에너지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리처드 뮬러 미국 UC버클리대 물리학 명예교수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부와 원전 산업계의 협력은 전 세계적인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뮬러 교수는 '저탄소 전력에너지: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필수 요소'를 주제로 한 이날 연설에서 우선 '12가지 조심할 점(Beware)'으로 청정에너지 가격을 높이는 보조금 정책, 원자력 등 분야에서의 불확실한 규제, 원자력에 반대하는 편향성 등을 꼽았다.
뮬러 교수는 미국의 원자력발전 옹호 학자로, 지난 2017년 미국 청정에너지 연구단체인 '환경발전'(Environmental Progress)이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구 온난화와 대기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비영리단체 '버클리 어스'(Berkeley Earth)와 핵폐기물의 안전한 처리를 제공하는 '디프 아이솔레이션'(Deep Isolation)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뮬러 교수는 이날 연설에서 "한국이 원자력 기술에서 세계를 선도해 나가는 이유는 한국의 산업이 정부와 협력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지구온난화 문제에서 산업이 앞장서고 정부가 함께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원자력을 싫어하기 때문에 규제를 도입해 정부가 기술개발을 저해하기도 한다"고 소개한 데 이어 "한국의 (원자력) 산업·정부 간 연대가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이를 미국 등 다른 국가에 전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폐기물에 관한 우려는 정부와 산업 간 협력 덕분에 나아졌고, 한국에서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 중 하나가 원자력"이라며 "이것을 전 세계가 본받아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뮬러 교수는 "(미국에서는) 새로운 원자로 개발에 대해 사람들이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의 승인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모범 사례를 보려면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미국은 이 분야에서 혁신 속도가 느리다"라고도 말했다.
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에서는 해수에서 우라늄을 추출하는 '해수 우라늄'이 향후 원자력 산업에서 잠재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철강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을 확정하는 등 사실상 '탄소세'를 도입한 데 대해선 부정적인 뜻을 피력했다.
뮬러 교수는 "탄소세를 적용하면 에너지 비용이 커져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효과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개발도상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값싼) 에너지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지구온난화에서 인류는 실패를 경험했다"며 "이제 개도국의 입장을 고려해 석탄보다 저렴한 대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하고, 산업과 정부가 지구온난화 해결에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화상 기조연설을 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청정기술로서 원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청정기술인 원자력이 세계적으로 강력하게 재부상하고 있다"며 "지난 1년간 신규 원자력 발전설비 용량은 전 세계적으로 약 40%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원자력 외에도 전기차, 히트펌프(전기 냉난방 시스템), 높은 에너지 효율 등을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흐름으로 분석했다.
그는 "청정에너지 기술과 제품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핵심광물을 어느 국가에서 생산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리튬과 코발트 등 핵심광물 문제는 현재 에너지 안보 이슈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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