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별 요건 차등화 필요"…"평가 및 공시체계도 규정해야"
디지털자산 시장 관련 제7차 민·당·정 간담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채새롬 민선희 기자 = 가상자산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1단계 입법에 이어 2단계 입법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규제, 가상자산 평가 및 공시체계 규정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톺아보기·디지털자산기본법 미리보기'를 주제로 연 제7차 민·당·정 간담회에서는 최근 정무위를 통과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및 향후 2단계 입법 과제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국회 본회의를 앞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의 정의부터 이용자 자산 보호, 불공정거래 규제 및 처벌, 감독 및 검사 등 가상자산과 관련된 전반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국회는 우선 투자자 보호를 위한 필수사항을 중심으로 1단계 입법을 추진한 뒤 향후 국제기준에 맞춰 가상자산 발생과 공시 등에 관한 2단계 입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2단계 입법서 가상자산사업자 진입규제 명시해야"
이날 '사업자의 진입 및 영업행위 규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단계 입법에서 가상자산사업자 규제의 기본방향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향후 국회와 규제당국은 가상자산사업자와 금융투자업자의 유사성과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단계 입법의 기본방향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사업 형태가 비슷함에도 금융투자업자와 가상자산사업자 규제에 있어 규제차익을 방치하면 시장 혼동을 야기하고 형평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거래의 특수성을 고려해 가상자산사업자를 규제해야 하며, 해당 특성을 활용한 규제 효율화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진입규제와 행위규제, 건전성규제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입규제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승인(인가, 등록, 신고 등) 요건, 임원의 자격 요건 등에 관한 것이고, 행위규제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보호 원칙과 신의성실의무 등에 기반해 영업하면서 준수해야 할 영업행위의 제한 및 의무 부과를 말한다.
건전성규제는 자본금 요건 등 개별 가상자산사업자의 재무건전성과 경영건전성을 유지하고 금융부문의 체계적 위험을 낮추기 위한 규제를 포함한다.
김 연구위원은 진입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미등록(무인가) 영업행위를 금지하고 가상자산업을 영위하려는 사업자에 대한 구체적 요건과 절차를 법령에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사업자의 진입요건 수준은 현행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상의 신고요건 보다 규제 수준이 더 높은 등록제와 인가제 중 장단점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규제당국이 가상자산을 평가하고 분류한 뒤 이런 분류와 영업행위 유형을 고려해 가상자산 거래업자,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 가상자산 지갑서비스업자 등으로 등록(인가) 요건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임원 및 대주주 자격, 이사회 구성과 운영, 내부통제장치 등 기업지배구조 사항을 가상자산사업자 진입요건에 추가할지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겸영업무와 부수업무, 업무위탁 등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위규제와 관련해서는 이용자를 위한 신의성실의무와 이용자이익 우선의무를 가상자산사업법에 명시해 모든 사업자에게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객자산보호, 이해상충 관리, 투자권유준칙체계 구축, 설명의무, 상장·운영규정 도입에 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김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 "가상자산 평가·공시체계 규정 통해 정보불균형 해소 필요"
전인태 가톨릭대 수학과 교수는 정확한 평가와 정보전달로 투자자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며 2단계 법안에 평가 및 공시체계 규정이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평가와 공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면 루나, 테라, 위믹스 사태 등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며 기존 금융시장의 기업평가 및 신용평가, 공시제도 같은 규정이 가상자산시장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전문성과 체계적인 평가시스템을 갖춘 가상자산 평가기관이 최소 3개 이상 설립돼야 한다고 봤다.
가상자산거래소에 디지털 자산을 상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복수의 평가사로부터 평가를 받아 일정 기준을 충족하도록 하고, 평가사의 평가 시스템 및 평가 과정을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공적 조직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평가 방법론과 관련해서는 "이론적 연구를 통해 설득력 있는 모델을 제시하도록 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역할도 규정해 주먹구구식 집단평가가 이뤄지지 않도록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시체계와 관련해서는 의무공시제도를 도입해 여러 거래소의 공시 내용을 통합해 공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교수는 "자율규제를 통한 투자자 보호 및 발행사 책임을 기존 자본시장법에 준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성 있는 기관에서 발행사의 공시정보를 수집해 이를 검증하고 통합공시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srchae@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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