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외교장관의 로마 방문으로 양국간 화해 모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주민 문제를 둘러싸고 외교적 갈등을 빚었던 이탈리아와 프랑스 사이에 화해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를 방문한 프랑스의 카트린 콜로나 외교장관을 만난 뒤 두 사람이 유럽연합(EU), 프랑스, 이탈리아 국기 앞에서 악수하는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타야니 장관은 "콜로나 장관을 만나서 기뻤다"며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EU와 세계에서 이해관계와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협력은 이주민 사태를 비롯해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외교 수장이 어떤 계기로 이날 만났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4일 프랑스의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이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를 향해 "이주민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으면서 위기를 끝낼 수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발언한 것을 계기로 양국은 크게 대립했다.
타야니 장관은 "다르마냉 장관의 발언은 우리 정부와 이탈리아에 대한 모욕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당일 파리를 방문해 콜로나 장관을 만나기로 했던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프랑스 정부는 즉각 해명 성명을 내고 이주민 문제와 관련해 이탈리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의지가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찬물이 끼얹어진 뒤였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지난해 10월 멜로니 총리가 취임한 이후 지중해 이주민 수용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멜로니 정부는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하는 등 이주민에 대해 강경 정책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에는 프랑스가 이탈리아의 입항 거부로 3주 가까이 바다를 표류하던 구조선 '오션 바이킹'호의 승선자 234명을 마르세유 항구로 받아들인 뒤 양측의 외교적 공방이 전개됐다.
프랑스는 "이탈리아 정부의 태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한 데 이어 이탈리아로부터 이주민 3천500명을 받기로 한 계획을 백지화하는 등 보복에 나섰다.
그러나 멜로니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통해 화해의 물꼬를 텄다.
콜로나 장관은 지난 23일 이탈리아와의 협력을 원한다고 밝혔고, 이날 로마를 전격 방문해 타야니 장관과 화해의 악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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