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중국이 미국 정부로부터 양국 국방수장 회담을 제안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앞서 미 국방부는 이달 초 중국 측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이번 주말인 6월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만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전날 밤 양국 국방수장의 싱가포르 회담 제안을 거절한다는 공식 통보를 전달해왔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언급한 뒤 "국방부는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의 군사적 연락 채널을 열어놓는 것이 분쟁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한 주간 미국 측은 오스틴 장관이 리 국방부장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는 등 싱가포르 회담을 성사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중국이 거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중국의 이번 거절 통보는 과거 막판까지 고위급 회담을 조율하던 것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메시지라고 국방부의 한 관리는 평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미중 국방수장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중국이 요구해온 리 국방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전투기를 구매해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를 위반했다며 당시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이었던 리 국방부장을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렸다.
미중 관계는 지난 2월 미국이 중국의 정찰풍선을 격추하고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을 하지 말라고 중국에 경고한 이후 더욱 악화하고 있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정찰풍선 사건으로 방중을 연기한 뒤 아직 방중 일정을 다시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워싱턴에서 만나는 등 경제 관련 대화는 비교적 잘 이뤄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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