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쿤밍 토지매각 수입 3년 새 87% 급감…채무상환 빨간불

입력 2023-05-30 12:52  

中 쿤밍 토지매각 수입 3년 새 87% 급감…채무상환 빨간불
지방정부들 비슷한 처지…"새로 빚내 기존 빚 갚기도 어렵게 돼"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윈난성 성도(省都) 쿤밍의 국유 토지 매각 수입이 3년 새 87% 급감, 재정난에 직면하면서 만기 도래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쿤밍의 토지 매각 수입은 2019년 915억7천만 위안(약 17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감소해 2022년 123억6천만 위안(약 2조3천억원)으로 급감했다.
불과 3년 새 국유토지 매각 수입이 86.5% 줄어든 것이다.
올해 1∼4월 28억8천만 위안(약 5천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지만, 2019년 181억8천만 위안(약 3조4천억원)의 15.8% 수준에 불과했다.
지방정부의 주요 재원인 국유 토지 매각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쿤밍의 재정난이 가중됐다.
쿤밍시가 올해 편성한 예산안에 따르면 토지 매각 수입 항목인 정부 기금 수입이 371억 위안(약 6조9천억원)에 그쳐 2019년보다 60%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작년 말 기준 쿤밍의 채무액은 2천230억5천600만 위안(약 41조5천억원)에 달하고, 올해부터 2025년까지 만기 도래해 상환해야 하는 채무는 각각 273억1천만 위안(약 5조1천억원), 266억6천300만 위안(약 5조원), 136억8천500만 위안(약 2조5천억원)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쿤밍시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산하 토지개발 투자회사가 지난 19일 만기 도래한 10억 위안(약 1천861억원) 채권을 사흘 뒤인 22일에야 상환하면서 쿤밍의 재정난이 부각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 회사 채권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지만, 신용등급 전망은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2020년 말 기준 53억6천600만 위안(약 9천988억원)이었던 이 회사의 장부상 현금 자산은 지난 3월 3억5천100만 위안(약 653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번에 만기 도래한 채권은 가까스로 해결했지만, 국유 토지 매각 수입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이 회사의 채무 상환에 위험이 상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도 하락으로 인해 종전처럼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 기존 채무를 상환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사정은 쿤밍뿐 아니라 중국의 여러 지방정부가 직면한 문제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올해 초 구이저우성 쭌이시가 156억 위안(약 2조9천억원)의 만기 도래 채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작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 적자 규모는 총 8조9천600억 위안(약 1천667조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토지 매각 수입은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지출한 비용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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