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그리스가 총선을 치른 지 불과 한 달 만인 6월 25일에 2차 총선을 실시한다.
그리스 대통령실은 29일(현지시간) "6월 25일에 새로운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성향의 단독 집권당 신민주주의당(ND·이하 신민당)은 지난 21일 총선에서 40.79%를 얻으며 전체 300석 가운데 146석을 확보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대표인 최대 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20.07%)을 20%포인트 이상 따돌린 대승이었다.
변화운동(PASOK-KINAL·이하 파속)이 11.46%로 3위를 차지했고, 공산당(KKE)이 7.23%, 그리스의 해법이 4.45%를 얻어 의회 진출 문턱인 3%를 넘겼다.
압승에도 불구하고 신민당은 과반 의석에 5석이 부족했고, 연립 정부 구성도 거부했다.
시리자와 파속도 연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정부 구성 시도는 불발로 끝났다.
그리스 헌법에 따르면 단독으로 집권할 정당이 없는 상태에서 연정 구성 협상이 실패하면 대통령이 임시 총리를 임명해 총선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
2차 총선에선 새로운 선거법에 따라 1당이 최소 20석에서 최대 50석의 보너스 의석을 챙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신민당이 2차 총선에서도 기세를 이어간다면 단독 과반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현지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경제 성적표가 이번 총선 결과를 좌우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리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2010년 이후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채권단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유럽의 '문제아' 취급받았던 그리스 경제는 미초타키스 총리가 2019년 집권한 이후 회복 궤도에 올라섰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대대적인 감세 정책으로 빠져나간 외국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되돌렸고, 정부 지출을 억제하고 연금 제도를 수술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 개혁을 주도했다.
그 결과 그리스는 IMF 구제금융을 조기에 상환했고, 최하위권으로 추락한 국가 신용등급도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스의 경제 성장률은 2021년 8.4%에 이어 지난해에도 5.9%로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도청 스캔들과 올해 2월의 열차 충돌 참사 등 현 정권에 부정적인 이슈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경제를 잘 이끌었기에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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