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국방회담 거부한 중국, 美기업엔 '버선발'…친강 외교부장이 면담
친강 "안정적 미중관계는 세계에 이익…호혜적 협력 추진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을 우호국 위주로 재편하려는 미국과 그에 저항하는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년여만에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상하이에 대규모 공장을 보유한 테슬라의 수장인 머스크는 30일 베이징에서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동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 자리에서 머스크는 "미국과 중국의 이익은 서로 얽혀 있어서 마치 샴쌍둥이처럼 나눌 수 없다"며 "테슬라는 (공급망) 디커플링(분리)과 망 단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머스크는 또 "중국 국민은 부지런하고, 지혜롭기 때문에 중국의 발전과 성취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부연했다.
미국에 대해 정치·군사 영역에서 냉담하고, 경제 영역에서는 적극성을 보이는 이른바 '정랭경온' 기조를 보이고 있는 중국은 상하이 공장에서 작년 자사 전체 생산량의 52%를 생산한 테슬라 CEO의 방문을 디커플링 반대 메시지로 연결하는데 적극 활용하는 양상이다.
이에 친 부장은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발전 전망은 광활하다"며 "중국은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추진할 것이며, 테슬라를 포함한 각국 기업에 시장화, 법치화, 국제화한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친 부장은 이어 "중국의 발전은 세계에 기회"라며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건설적인 중·미 관계는 중미 양국은 물론 세계에 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미중 양국이 상호 존중과 평화로운 공존, 협력과 윈윈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제때 브레이크를 밟고, 위험 운전을 피하고, 가속 페달을 잘 밟아서 호혜적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외교부 수장이 외국 기업인과 '일대일'로 회동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중국이 6월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갖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중국의 '정랭경온' 기조를 재확인시켰다.
머스크는 이번 방중 기간 상하이의 테슬라 공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지난달 테슬라가 상하이에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인 메가팩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어 이번 방중이 그와 관련된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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