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와 사적 연분…중립성 결여" 야권 주도…구속력은 없어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하원이 중국의 선거 개입 논란을 조사하기 위해 총리가 지명한 특별 보고관에 대해 자진 사퇴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현지 언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원은 이날 중국 선거 개입 조사를 이끌 특별 보고관인 데이비드 존스턴 전 총독의 사퇴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74 대 반대 150표로 가결했다.
결의안은 제2야당인 신민주당(NDP)이 발의, 제1야당인 보수당과 블록퀘벡당 등 야권이 모두 지지했으며 집권 자유당은 반대했다.
결의안이 이행을 강제할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원의 다수가 표결을 통해 존스턴 전 총독의 특별 보고관 지위를 불신임한다는 공식 의사를 천명한 것이어서 정치적 무게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2021년 총선에서 자유당은 과반 다수 의석을 얻지 못한 소수 여당 지위로 NDP와 정책 연합을 통해 정국을 운영하는 상태다.
앞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지난 3월 정보기관인 캐나다보안정보국(CSIS)의 일급비밀 문서가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중국의 선거 개입 논란이 거세게 일자 독립적 진상 조사를 위해 존스턴 전 총독을 특별 보고관으로 지명했다.
정보국 문서는 중국 정부가 반중 성향의 야당 의원들을 표적으로 치밀한 선거 방해 공작을 벌였다는 내용이다. 이는 집권당인 자유당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야권의 강한 비판을 불렀다.
당시 야당은 정치권이 주도하는 공개 조사를 요구했다. 또 특별 보고관으로 지명된 존스턴 전 총독에 대해서도 그가 트뤼도 일가와 오랜 기간 사적 친분을 가진 특수 관계라는 점 등을 들어 수용하지 않았다.
존스턴 전 총독은 이날 야권의 사퇴 요구 결의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성명을 통해 "독립적 특별 보고관 역할을 수용할 당시 이 일이 평탄하거나 논쟁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원이 의사 표시를 할 권리를 깊이 존중하지만, 나는 정부에 책무를 가지며 이를 완수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존스턴 전 총독은 지난주 보고관으로 발표한 1차 보고서에서 야권이 요구하는 공개 조사가 비밀 정보를 공개적으로 다루게 돼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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