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 RSF와 휴전 회담 중단 선언…양측 충돌 격화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휴전 회담이 중단되면서 다시 포격이 시작돼 100여명의 민간인이 다치거나 숨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단 의사협회에 따르면 전날 수도 하르툼 남쪽 빈민가의 한 시장에서 포격으로 19명이 숨지고 106명이 다쳤다.
현지 주민들은 하르툼 내 수단 정부군 통제 지역 중 한 곳인 알 샤자라에서 6발의 탱크 포탄이 발사됐으며 군사 목표물과 상관없는 마요 인근 지역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증언했다.
현재 수도 하르툼의 90%가량은 RSF의 통제하에 놓여 있다.
포격 받은 마요 지역은 4월 15일 수단군과 RSF 간 유혈 충돌이 시작된 이래 수도를 떠날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빈민촌이다.
의사협회는 성명에서 "부상자 수가 늘고 있으며 의료진은 제한된 인력으로 이 많은 사람을 치료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근처에 있는 의료진이 와서 할 수 있는 데까지만이라도 도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현지 주민이자 현재 알 바샤르 병원 근처에서 자원봉사 중인 압델모탈 사분은 "분쟁 시작 이래 최악의 날"이라며 "여성과 어린이, 남성의 끔찍한 모습을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고한 시민을 죽이는 것 말고 포탄 세례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주민인 모하메드 자인은 "누구도 이곳을 떠날 여유가 없다"며 "우리 친척들 모두 여기 있다. 도망갈 수 없다"고 한탄했다.
이번 포격은 정부군의 수장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RSF의 휴전 약속 위반을 문제 삼아 휴전 회담을 전격 중단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부르한 장군은 지난달 30일 하르툼의 장병들 앞에서 "승리할 때까지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적군에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수단 민중을 위해 이 전쟁을 수행 중이고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목도하고 있다"면서 "우린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원하지 않지만 적이 (휴전 약속에) 응하지 않을 경우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귀 기울이지 마라. 그것은 가짜"라며 "군대는 하나이고 모든 수단인이 병사이며, 그들은 이 싸움에서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다"고 병사들을 격려했다.
수단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이끄는 RSF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민간인 보호와 인도적 지원을 위해 지난달 6일부터 휴전 회담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휴전 회담이 깨지면서 다시금 양측 간 충돌이 이어져 민간인 희생이 늘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하르툼과 인근 옴두르만, 바흐리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격렬한 포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목격담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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