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당 총통후보 "'하나의 중국'은 주권 양도…수용 불가"

입력 2023-06-0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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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집권당 총통후보 "'하나의 중국'은 주권 양도…수용 불가"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5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라이칭더 후보는 전날 대만신뢰친구협회 창립총회에 참석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 수용은 주권을 양도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주권이 없는 평화는 가짜 평화"라고 강조했다.
92 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의 인식을 일컫는 것으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한다는 것이 골자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은 이를 수용하는 입장이나, 민진당은 거부하고 있다.
2016년 집권해 연임에 성공한 차이잉원 총통의 민진당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을 거부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독립 의지를 피력해왔다.
중국은 대만이 독립을 공식적으로 선언한다면 즉각 공격할 것이며, 독립 지지 입장이 아닌 대만의 어떤 정당과도 평화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라이 후보는 대만 내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 고조에 따른 전쟁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에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자는 시각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주권 없는 가짜 평화를 수용하는 것이며 대만은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면서 "양안 문제는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면서, 중국의 위협에 "놀라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대만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향유하려면 대만인의 주권을 굳건하게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 후보는 내년 1월에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는 "민주주의와 독재, 평화와 전쟁 가운데서 선택하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대만 국민을 단합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8일 라이 후보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식사하고 싶다면서 대화 제의를 한 데 대해 같은 달 31일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대만 독립 지지 입장을 바꿀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기만적인" 발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라이 후보가 오랜 기간 자신을 "실용적인 대만 독립운동가"라고 밝혀온 점에 비춰볼 때 중국은 내년 총통선거에서 라이 후보의 승리를 필사적으로 저지할 것으로 예상돼 차후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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