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S&P500, 작년 10월 이후 20%↑…'빅 8'이 30% 차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종가 기준으로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이런 상승세는 몇몇 소수 '스타 종목'들이 이끌고 있어 소외된 일부 투자자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올해 거의 12%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저점으로부터 거의 20% 오르면서 새로운 상승장 직전에 있다.
유럽의 주요 지수도 올해 10% 이상 올랐으며, 특히 프랑스 CAC 40 지수는 거의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주요 지수는 미국의 은행 위기나 부채한도 협상의 교착 상태, 유럽 내 경기침체 우려를 보란 듯 외면하고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런 흐름은 혼란스러운 금리 동향과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로 관망하는 자세로 올해를 시작한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상승장에서 얼마나 많은 종목이 함께 올랐는지를 보여주는 시장 폭(market breadth) 지표는 나빠져 앞으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WSJ은 진단했다.
시장 폭은 주가의 상승세 또는 하락세의 강도를 의미하며 기술적 분석에서 추세가 지속될 것인가를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
프린서플(Principal) 애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글로벌전략가 시마 샤는 이 신문에 "S&P 500 지수를 보면 시장이 정말 좋고 그 움직임은 강력하며 이익 증대가 완전한 회복 분위기에 있다는 쪽으로 속을 수 있다"며 "수면 아래 움직임에 대해 아주 그릇된 반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기술주의 우위는 지난 수년간 주기적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이런 경향이 더 강해졌다.
미국의 대형 기술주와 성장주 8개 즉, 알파벳과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테슬라, 엔비디아는 현재 S&P 500 종목 시가총액의 30%를 차지한다. 올해 초만 해도 약 22%였다.
시장 폭을 나타내는 다른 지표들도 경고 신호를 보내는데,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마감한 S&P 500 주식 비중은 지난주에 38%까지 떨어졌다.
200일 이동 평균선 이상으로 거래된 주식이 48% 미만인 경우 다음 달, 3개월, 반기 및 연도의 S&P 500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들은 경기 민감주들을 팔아치우고 있는데, 미국 수공예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엣시(Etsy)와 부동산 투자회사 보스턴 프로퍼티스(Boston Properties), 금융회사 찰스 슈와브는 올해 20% 이상 하락했다.
대신 인공지능(AI)에 대한 높은 관심과 실적을 예상해 알파벳과 엔비디아와 같은 초대형 기술주를 사 모으고 있다. 올해 알파벳은 44% 올랐고, 엔비디아는 배 이상으로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주들이 갑자기 흔들리거나 선호도가 떨어질 경우 몇몇 스타 주식의 엄청난 영향력은 오히려 시장을 빠르게 취약하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2020년 9월에는 기술주들에 대한 급작스러운 반전으로 3주 사이 S&P 500 지수가 거의 10% 하락했다.
다만, WSJ은 시장 폭 지표 위축이 꼭 상승장이 끝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6일에는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상승세를 보였고 러셀 2000 소형주 지수가 2.7% 급등하는 등 지난 수일간 지표의 개선 조짐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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