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링컨 국무,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와 '인권' 논의

입력 2023-06-07 11:41  

美 블링컨 국무,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와 '인권' 논의
양국관계 해빙 분위기서 블링컨 사우디 방문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블링컨 장관이 이번 만남에서 사우디의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고 AFP가 전했다.
이 관리는 "그들은 지역 및 양자 문제들을 폭넓게 다루면서,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논의를 했다"며 "블링컨 장관이 인권 문제를 일반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제기했다"고 말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인권 문제의 진전으로 양국 관계가 강화됐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인권 문제는 양국관계에서 민감하다.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 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냉각됐다.
미국 정부는 이 사건을 무함마드 왕세자가 지시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7월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났을 때도 이 문제를 거론했지만 무함마드 왕세자는 "개인적으로 나는 책임이 없다"고 답했다.
사우디가 그동안 자국에 비판적인 미국인들을 수감한 점도 논란을 빚어왔다.
블링컨 장관은 무함마드 왕세자와 회담에서 인권 문제 외에 청정에너지와 기술 분야를 포함한 경제 협력을 논의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군벌간 무력충돌이 벌어진 아프리카 수단에서 미국인들을 대피시키는데 사우디가 지원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블링컨 장관의 사우디 방문은 양국간 해빙 분위기에서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슈끄지 살해 사건뿐 아니라 국제유가 문제에서 사우디와 이견을 보여왔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가가 치솟을 때는 산유국인 사우디가 미국의 증산 요구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양국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그러나 미국은 유가 안정, 중동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 등 복합적 이유로 사우디와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7일 미·걸프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여한 뒤 8일에는 사우디 외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는다.
블링컨 장관에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사우디를 찾아 무함마드 왕세자와 회동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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