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항암제 아부토메티닙(avutometinib)과 데팍티닙(defactinib)의 병행 투여가 난소암 종양을 위축시키는 획기적인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영국 왕립 마스텐 병원과 영국 암 연구소(Institute of Cancer Research)의 종양 전문의 수산나 바레르지 박사 연구팀이 저등급 장액성 난소암(low-grade serous ovarian cancer)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상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고 일간 가디언(Guardian)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임상시험 참가 환자 중 29명에겐 아부토메티닙/데팍티닙이 병행 투여됐다.
그 결과, 병행 투여 그룹은 45%가 난소 종양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기존의 난소암 치료제인 트라메티닙의 반응률 26%보다 두 배나 큰 효과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특히 KRAS 변이유전자로 발생한 저등급 장액성 난소암 환자는 아부토메티닙/데팍티닙 병행 투여에 대한 반응률이 60%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획기적인 효과인 만큼 저등급 장액성 난소암 환자에게는 놀라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아부토메티닙은 암 성장을 돕는 특정 단백질을 차단하는 RAF/MEK 이중 경로 억제제이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암이 치료에 저항력이 생기면서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항암제에 대한 저항을 촉진하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또 다른 항암제 데팍티닙을 병행 투여한 것이다.
데팍티닙을 함께 투여하면 아부토메티닙 단독 투여보다 효과가 4배 강해진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저등급 장액성 난소암은 현재 승인된 항암제에는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아부토메티닙/데팍티닙 병행 투여가 보여준 효과는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병합 치료가 저등급 장액성 난소암의 표준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환자의 생존 기간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선행 연구에서는 병합 치료 환자가 평균 23개월 생존했다.
저등급 장액성 난소암은 난소의 외부 표면 또는 복강 내부를 감싸는 조직에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진단될 때까지 나팔관과 자궁을 포함한 다른 장기로 퍼지는 경우는 많지 않고 느리게 자라는 암이다.
난소암은 부인과 악성 종양 중 발생률 2위이고 여성 암 사망률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난소암은 대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진단됐을 땐 대부분 암이 상당히 진행된 단계다.
이 연구 결과는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임상 종양학 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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