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과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는 수단 정부가 폴커 페르테스 유엔특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수단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페르테스 유엔특사를 외교적 기피인물로 정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이런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독일 국적으로, 학자 출신인 페르테스 특사는 현재 일련의 외교 회담 참석을 위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테스 특사는 지난 2021년부터 유엔 수단 과도통합지원임무단(UNITAMS)을 이끌고 있으며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수단 군벌 양측의 전쟁법 위반을 비난한 바 있다.
반면 군부와 친이슬람 시위대는 지난해 말부터 페르테스 특사가 내정간섭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정부군을 이끌며 사실상의 수단 지도자 역할을 하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지난달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보낸 서한에서 페르테스 특사의 해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부르한 장군은 당시 서한에서 페르테스 특사가 편파적이며 무력 충돌 발발 이전 민정 이양 과정에서 군벌 간 갈등을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그는 페르테스 특사의 보고서가 권력분점 등의 합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불러왔다면서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다갈로 사령관이 정부군을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UNITAMS는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의 실각 이후 수단의 민주적 정권 이양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20년 구성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주 회의에서 통상 1년 단위로 연장해오던 UNITAMS의 임무 기간을 이번에는 6개월만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유엔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15일 정부군과 RSF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1천800여명이 희생됐으며 외국으로 떠난 42만5천명을 포함해 12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정부군과 RSF는 지난달 22일부터 12일간 불안한 휴전을 유지했으나 휴전 연장 협상이 결렬된 이후 다시 무력 충돌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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