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폴란드 수출 34% 급증…무역흑자 5위국으로
K2전차·K-9자주포·FA-50 등 대규모 인도 대기…무역적자 속 '단비'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폴란드가 작년 한국에서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최대 20조원대로 추산되는 무기류를 사들이기로 결정하고 나서 최근까지 '전차 대금'으로만 약 6천억원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한국이 15개월째 무역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폴란드 '방산 잭폿'이 가시적 수출 증대 효과로 나타나기 시작해 가뭄 속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11일 한국무역협회 무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이 폴란드에 수출한 '전차와 그 밖의 장갑차량' 규모는 2억5천500만달러로 나타났다.
작년 이 항목의 대(對)폴란드 수출액은 2억100만달러였는데, 올해 1∼4월 수출액만 이미 작년 전체 금액을 넘었다.
작년부터 올해 4월까지 누적 수출 규모는 4억5천600만달러, 한화로 약 6천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수치에 언론에 공개된 K2 흑표 전차와 K-9 자주포의 폴란드 초도 인도 물량 외에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추가 인도 물량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산한다.
폴란드의 신속한 인도 요청에 계약 4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초도 물량인 K2 전자 10대와 K-9 자주포 24문이 현지에 우선 인도된 것으로 공개가 된 상태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초도분을 포함해 1분기까지 총 48문의 K-9 자주포가 폴란드에 인도된 것으로 추정했다.
작년 7월 폴란드 정부는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 등의 무기를 한국에서 사들이는 기본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업계는 폴란드가 발표한 거래 규모가 148억달러(약 19조50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향후 10여년간 관련 제품 수출액까지 모두 합치면 최종적으로는 30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이어 작년 8월 현대로템[064350]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옛 한화디펜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K2 흑표 전차 및 K-9 자주포 수출을 위한 총 57억6천만 달러(약 7조5천억원) 규모의 1차 이행 계약을 실제로 체결했다.
'전차' 항목 수출 증가 속에서 올해 1∼4월 전체 대폴란드 수출액은 30억9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34.5% 늘어났다.
1∼4월 한국은 폴란드와 무역에서 27억1천만달러 흑자를 냈다. 폴란드는 올해 미국(108억5천만달러), 베트남(76억달러), 홍콩(53억4천만달러), 인도(36억7천만달러)에 이어 우리나라의 5대 무역 흑자국으로 올라섰다.
향후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무기 공급이 본격화함에 따라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관련 기업의 방산 부문 매출이 확대되고 한국의 대폴란드 수출 규모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작년 10대에 올해 18대, 2024년 56대, 2025년 96대 등 총 180대의 K-2 전차 1차 계약분 출고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나서 올해 하반기 820대 2차 계약이 추가로 타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K-9은 작년 말 첫 인도분 24문 외에도 2023년 24대, 2024년 82대, 2025년 82대가 순차적으로 폴란드로 수출될 예정이다. 올해 말에는 2차 계약이 예정되어 있다.
지상 무기에 이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하는 경공격기 FA-50의 폴란드 인도도 시작된다.
KAI는 지난 7일 사천 본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폴란드 수출형 경공격기 FA-50GF 1호기 출고식을 열었다.
FA-50GF는 7월까지 비행시험을 거쳐 8월부터 올해 말까지 총 12대가 우선 납품된다. 폴란드와 계약한 48대 중 나머지 36대는 폴란드 공군의 요구도를 반영해 현존 최고 사양의 FA-50 성능 개량 버전인 FA-50PL(Poland) 형상으로 2025년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납품할 계획이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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