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벌 '24시간 휴전' 준수…분쟁 개시 후 처음으로 평온

입력 2023-06-11 02:17  

수단 군벌 '24시간 휴전' 준수…분쟁 개시 후 처음으로 평온
주민들 "분쟁 발발후 처음으로 몇시간 동안 총성도 안 들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분쟁 개시 후 근 2개월 만에 처음으로 휴전 약속을 충실히 지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10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수단 수도 하르툼은 분쟁 이후 처음으로 평온한 분위기였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주민 하메드 이브라힘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몇 시간 동안 총성이 들리지 않았다"며 "오늘은 확실히 달랐다"고 말했다.
하르툼의 위성도시인 옴두르만 주민 오스만 하메드는 "오늘은 완전히 평온했다"고 전했다.
하르툼의 한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과일 등 식료품을 사기 위해 북적이는 모습도 관측됐다.
식료품을 사러 나온 모하마드 라드완은 "휴전은 그동안 배급 식량으로 연명해온 우리가 음식을 살 기회"라고 했다.
어머니에게 필요한 인슐린을 구하려 약국을 돌아보던 하자르 유세프는 "불행하게도 인슐린을 구하지 못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일부 주민들은 처음으로 찾아온 온전한 휴전을 틈타 피란길에 오르기도 했다.
버스 터미널 직원인 알리 이사는 "많은 사람이 휴전을 이용해 수도를 떠났다. 오늘 하르툼을 떠난 사람 수는 평소의 2배 정도"라고 전했다.

주민들은 약속된 24시간 휴전이 너무 짧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주민 마흐무드 바시르는 "하루 휴전은 우리가 바라던 것보다 훨씬 짧다"며 "우리는 이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격전지인 서부 다르푸르에서는 휴전 준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주도하는 RSF는 미국과 사우디의 중재로 이날 새벽 6시부터 24시간 휴전에 돌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동안 번번이 휴전 합의를 깼던 양측은 이번엔 휴전 기간에 병력 이동과 공격, 항공기와 무인기 동원, 공습, 포격, 병력 증강 배치를 삼가고, 휴전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도 자제하기로 했다.
중재역을 맡은 사우디와 미국은 "이번 휴전은 군벌 간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것"이라며 "휴전 약속을 어기는 경우, 그 위반자를 제다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강제로 배제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단 정부군과 RSF는 민정이양 후 조직 통합과 통합 조직의 지휘권 문제로 갈등하다가 지난 4월 15일부터 무력 분쟁에 돌입했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양측의 분쟁 과정에서 1천800여명이 죽고 5천여명이 부상했으며, 140만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민간인들에 대한 구호 활동이 가능하도록 양측 군벌에 휴전을 촉구했다.
군벌들은 서방의 압박에 못 이겨 휴전에 합의했지만, 휴전이 온전히 지켜진 적은 아직 없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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