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수색대 "아이들 발견 30분 전 '행운의 상징' 거북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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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배가 고파요"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아마존 정글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를 겪고 40일 만에 생환한 4남매가 구조대원에게 처음 한 말이다.
1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언론은 이들 남매가 지난 9일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서 극적으로 구조되는 순간을 촬영한 영상을 전날 방송했다.
영상 속 레슬리 무쿠투이(13), 솔레이니 무쿠투이(9), 티엔 노리엘 로노케 무쿠투이(5), 크리스틴 네리만 라노케 무쿠투이(1) 등 4남매는 혹독한 환경에서 버티느라 다소 쇠약해진 모습이었다.
구조대원 니콜라스 오르도네스 고메스는 "장녀 레슬리가 막내를 품에 안고 나를 향해 달려왔다"면서 "레슬리는 내게 '배가 고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두 소년 중 한 명은 바닥에 누워 있었다. 이 소년은 곧 일어나 '엄마가 돌아가셨어요'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일 발생한 비행기 추락 사고로 4남매를 제외한 성인 탑승객 3명은 모두 숨졌다. 이 가운데 아이들 어머니는 사고로 크게 다쳤으나 나흘 정도 살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국은 어머니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4남매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구조대원 고메스는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는 소년에게 "우리는 그 즉시 긍정적인 말을 했다. 우리는 (아이들의) 친구이고 가족, 아버지, 삼촌이 보낸 사람들이라고. 우리가 바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들은 소년은 "빵과 소시지가 먹고 싶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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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현장 영상에는 원주민 수색대가 노래를 부르고 타바코를 태우며 4남매의 생환을 축하하는 모습도 담겼다. 담배의 원료로 쓰이는 타바코는 이곳 원주민 부족에게 신성한 식물이라고 한다.
원주민 수색대는 4남매를 발견하기 30분 전 정글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거북이를 발견했다고도 전했다.
한 원주민 수색대원은 "우리 원주민은 거북이를 발견한 뒤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면서 "거북이에게 '아이들을 찾아주세요'라고 빌었다"고 밝혔다.
4남매는 현재 수도 보고타 군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아직 음식물 섭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점차 회복하고 있다고 한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들 남매의 이야기가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감격해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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