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만난 홍콩 IPO 시장…미 투자은행들, 속속 포기

입력 2023-06-15 11:36  

가뭄 만난 홍콩 IPO 시장…미 투자은행들, 속속 포기
WSJ "중 기업들 투자받기 어려워…소규모 상장도 타격"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이 홍콩 주식시장 내 기업공개(IPO) 권한을 잇달아 내려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덩달아 중국기업들로서는 전 세계 투자자들을 상대로 주식을 매각해 자금을 끌어모으는 일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홍콩 내 여러 개의 IPO 권한을 포기했다.
이들 중에는 피부 치료에 특화한 중국 바이오 기업 큐티아 테라퓨틱스(Cutia Therapeutics)와 중국 온라인 의약품 마켓플레이스 'YSB'를 위한 대행 업무가 포함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중국의 태양광 패널용 인버터 제조업체인 그로와트 테크놀로지(Growatt Technology)의 IPO 역할을 단념했다.
지난 5월 말 현재 거의 90개 기업이 홍콩 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해놓고 있는 상황이지만,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IPO 제안을 받아들인 뒤 이제는 거의 그만두고 있는 실정이다.
떨어지는 주가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간 정치적 긴장 고조, 중국의 더딘 경제 회복으로 인해 많은 글로벌 투자자가 등을 돌리고 있는 만큼 IPO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 초만 하더라도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의 폐기와 함께 급속한 경제회복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으나 지난 1월 12일 올해 최고점을 찍은 이후 14% 이상 하락했다.
홍콩 거래소는 신규 상장 혹은 2차 상장을 통해 올해 20억5천만 달러(2조6천억원)를 투자받을 수 있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12% 감소한 것이며, 지난 수년간 홍콩의 IPO 규모에도 훨씬 못 미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올해 평균 거래 규모는 약 8천만 달러(약 1천억원)다.
최근에는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은 소규모 상장조차 흔들리고 있다.
다이어트 커피 등을 만드는 '스타 플러스 레전드 홀딩스'는 주식 매각을 시작한 후 1억180만 달러(1천300억원) 규모의 홍콩 IPO를 지난주 연기했다.
이 회사는 대만 출신 가수 겸 배우 저우제룬(周杰倫·주걸륜)의 어머니가 공동 창업하고, 그가 출연하는 리얼리티 쇼와 함께 그를 중심으로 한 이벤트와 콘텐츠에 대한 지식재산권까지 소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수요가 너무 약해 상장을 시도하기에는 무리라고 보고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 다른 지역의 주가 상승 지속, 명확한 미국 금리 향방 등이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전제 조건들이라고 말한다.
미국 투자자문사 제니슨 어소시에이츠의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앨버트 곽은 "IPO에 관해서는 잊어라"라고 말하고 IPO를 시도할 수는 있지만 원하는 것에 근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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