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 "언론인 겁박해 침묵시키려는 것" 비판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최근 수개월 동안 개인적 안전을 우려해 파키스탄을 떠나 해외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일부 파키스탄 언론인들이 모국에서 반란 선동 및 군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6일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 언론인을 잠재운 파키스탄 군부가 해외 망명중인 자국 언론인들에게도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VOA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혐의를 받는 망명중인 파키스탄 언론인들에는 프리랜서 와자하트 사에드 칸, 주요 파키스탄 일간지의 전 편집인 샤힌 세바이와 각각 전국 TV 채널의 유명 정치 토크쇼를 진행한 모에드 피르자다, 사비르 샤키르가 포함돼 있다.
방송은 이어 파키스탄 경찰에 이번 주 고발장을 제출한 사람들은 자칭 '애국 시민들'로 확인됐다며 비판자들은 이번 사건 배후에 군부가 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칸과 세바이에 대한 혐의는 터무니없다면서 파키스탄 검찰은 즉각 혐의를 기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 두 언론인은 저널리즘을 실행했을 뿐이고 다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RSF 아시아태평양 수석 데스크인 대니얼 배스터드는 "터무니없는 이번 고발의 목적은 두 언론인을 겁박해 침묵하게 만들려는 것"이라며 "파키스탄 법치에 관한 신뢰성과 수용할 수 없는 군부 간섭에 직면한 사법부 독립은 위태로운 상태"라고 말했다.
VOA는 이번에 고발된 문제의 언론인들 혐의가 파키스탄 당국이 지난달 9일 부패 혐의로 임란 칸 전 총리를 체포할 때 촉발된 전국적 항의 시위에서 비롯됐다며 이들 언론인이 이때부터 유튜브 쇼와 트위터 글을 통해 군부가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을 탄압하고 체포된 이들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정기적으로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피르자다는 트위터 글에서 "가짜고 근거 없다"면서 파키스탄과 미국 법정에서 변호사를 통해 다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의) 유일한 목표는 파키스탄 밖에 있는 언론인들의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는 것"이라며 "(그들은) 파키스탄 국내 언론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말했다.
RSF는 성명에서 "수주 후로 잡힐 차기 (파키스탄) 총선을 향해 가는 동안 파키스탄 국내외 언론인이 군부와 정보기관의 점증하는 괴롭힘에 굴복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VOA는 망명중인 파키스탄 언론인 피고발 상황과 관련한 파키스탄군 반응을 파악하려 접촉했으나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전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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