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동북부 '하층민 우대 정책' 소요 악화…장관 사저까지 불타

입력 2023-06-17 11:15  

인도 동북부 '하층민 우대 정책' 소요 악화…장관 사저까지 불타
"법질서 완전히 실패"…지난달부터 부족간 충돌로 100여명 사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동북부에서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부족 간 유혈 충돌 소요로 인해 연방 정부 장관의 자택까지 불에 탔다고 ANI통신 등 인도 매체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동북부 마니푸르주 주도 임팔에 있는 R.K. 란잔 싱 외교부 국무장관(부장관 역할 수행)의 사저가 방화로 전소됐다.
싱 장관의 자택은 한 무리가 던진 화염병으로 인해 불타기 시작했고, 가구 등 실내 집기는 완전히 잿더미로 변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다만, 화재로 인해 다친 이는 없었으며 싱 장관도 출타한 상태라 화를 면했다.
방화를 일으킨 이 무리가 어느 집단 소속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방화 소식을 전해 들은 싱 장관은 ANI통신에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마니푸르주의 법질서는 완전히 실패한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앞서 지난 13일 임팔에서는 넴차 키프겐 주 산업부 장관 자택도 일단의 무리에 의해 불탔다.
마니푸르주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주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힌두교도 중심의 메이테이 부족과 기독교 신자가 다수인 쿠키 등 소수 부족 간에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싱 장관과 키프겐 장관은 각각 메이테이 부족과 쿠키 부족 출신이다.
당국은 이번 충돌로 지금까지 1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한다. 수천 채의 주택이 불탔고 유혈 충돌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주민의 수만 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하층민 우대 정책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걸린 부족 간 갈등으로 촉발됐다.
앞서 지난 4월 20일 마니푸르주 고등법원은 주 정부에 메이테이 부족을 지정부족(ST)에 포함하는 안을 추진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일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고 메이테이 부족과 쿠키 등 ST 소속 수십 개 부족 간 유혈 폭력 사태로 번졌다.
현재 인도 정부는 하층 카스트 등 취약 계층에 대학교 입학, 공무원 채용, 토지 구매와 관련해 정원 할당 등 여러 혜택을 주고 있다.
카스트 분류에 포함되지 않는 최하층 달리트(불가촉천민)는 지정카스트(SC), 소수 부족은 ST로 지정돼 혜택을 받고 있다. 인도의 부족민 수는 약 1억400만명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이번 법원 결정으로 메이테이 부족이 ST에 새롭게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이자 이미 ST에 편입됐던 이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며 격렬하게 반발, 유혈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인도 연방정부는 소요 발생 지역의 인터넷을 차단하고 군·경 병력을 투입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아울러 사태 해결을 위해 최근 '모디 정부의 2인자'로 불리는 아미트 샤 내무부 장관이 현장에 파견되기도 했지만 소요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형국이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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