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 우크라 장관 첫 통화 예정…"비살상 지원만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확대를 놓고 미국의 압박을 받아온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와 처음으로 국방장관 통화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각각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압박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행보가 어떤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장관은 내주 초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전화로 대화하고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이 통화하는 것은 갈란트 장관이 약 5개월 전 취임한 후 최초다.
이는 지난 15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갈란트 장관을 따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화두로 꺼내든지 며칠 안돼 이뤄진 결정이다.
당시 갈란트 장관은 "이란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증대로 우크라이나가 이란산 무인기(드론)로 공격받게 되며 중동에도 심대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시기 별도로 열린 미국 주도 지원 협의체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UDCG)'에서는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급 인사가 레즈니코프 장관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지난 수개월간 우크라이나 지원에 더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왔다.
하지만 '화약고' 중동 한가운데 위치한 이스라엘은 그간 러시아와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고 시리아에서의 안보 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고려 속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립적 자세로 신중하게 접근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대화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한 이스라엘 관계자는 "오스틴 장관에게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분명히 했다"며 "인도적 지원과 방어 능력을 제공할 준비가 됐지만 '동적'(kinetic)인 부분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어떤 살상 무기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미국에 분명히 했다는 것이 이 관리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이스라엘이 지금보다 더 많은 지원에 나서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러시아군이 심은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과 관련해 도움을 주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스라엘은 러시아의 드론을 감지할수 있는 고성능 레이더 등 공습 대비용 경보시스템을 제공한 바 있다.
올해 초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과 이스라엘에 비축한 자국 재고를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4월 터진 미 정부 기밀문건 유출 사태 당시에도 한 문서에 한국산 155㎜ 포탄 33만발의 유럽 운송 계획과 함께 이스라엘에 보관된 미군 전시비축 포탄 8만8천발 전달 방침이 적혀있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과 한국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종종 묶여 언급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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