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욱 "이전 정부, 민주주의 위기 초래…현정부는 리더십 위기"

입력 2023-06-19 08:58  

신기욱 "이전 정부, 민주주의 위기 초래…현정부는 리더십 위기"
'민주주의의 모험' 저서서 비판…"포퓰리즘·정치적 양극화·대화정치 없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이전 정부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왔고 현 정부는 리더십의 위기를 겪고 있다"
재미학자인 신기욱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은 최근 출간한 '민주주의의 모험' 책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신 교수는 1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권이 바뀌어도 진영논리가 판을 치고 사회는 분열돼 있으며 정치는 실종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전 정부는 포퓰리즘이 강했고,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왔다"며 "탄핵 이후 한국 사회를 통합하고 업그레이드할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민주적 규범과 정신이 많이 훼손됐다"고 일갈했다.
현 정부에 대해서는 리더십의 위기라며 "리더십이 실종됐다"고 했다. 그는 "정치 문제가 사법화되고 있고,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대화의 정치는 없고 국회에서 야당은 국회에서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은 오랜 기간 권위주의 체제와 싸워 민주화를 이뤄냈다"며 "지금도 비자유주의, 포퓰리즘, 경제·정치 양극화 등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들과 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현재의 싸움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중국, 러시아 등 '샤프 파워'(sharp power)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국제연대가 중요해지는 등 국내외적으로 더 큰 모험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럼에도 "한국 민주주의는 결국 정상적인 경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며 "민주주의는 꾸준한 모험을 통해 발전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다만, "다음 단계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사법주의, 법치주의만으로는 안되고 상호존중, 권력의 절제, 정치력의 회복이 중요하다"며 "모험 과정에서 부딪치는 난관을 극복해야 더 나은 민주주의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진영논리를 벗어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나처럼 해외에 있는 학자가 나름 기여할 공간이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지식인으로서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오는 21일 프레스센터에서 출간 세미나를 열고 한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미래를 조명할 예정이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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