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6개월형 수감 중…"최대 30년형 추가 우려"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수감 중 극단주의 활동 등 혐의로 추가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235㎞ 떨어진 멜레코보 감옥에서 영상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지난달 공개된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극단주의 활동을 선동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관련 조직을 만드는 등 형법 6개 조항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혐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나 사건에 관련된 것인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러시아 국가반테러위원회는 지난 4월 발생한 친정부 러시아 군사 블로거 폭사 사건의 핵심 용의자가 나발니의 지지자라며 우크라이나 정보부가 나발니 지지자와 함께 테러를 계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재판에서 나발니는 "현재 상황과 형법을 고려하면 (소가) 철회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자신의 지지자들이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의 부당함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검찰이 내가 수감된 동안 저질렀다는 범죄와 관련해 3천828쪽에 달하는 서류를 내게 내밀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테러 조장 등 혐의로 자신이 추가 기소됐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변호사들이 관련 법률을 검토한 결과 최대 30년형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숱하게 폭로했다.
그는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받다가 작년 1월 귀국과 동시에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 2014년 기부금 횡령 등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3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구속 수사 기간 등을 제외한 2년 6개월의 형기를 채우고 있었다.
지난 3월에는 사기 및 법정 모욕 혐의 등으로 징역 9년형이 추가돼 형기가 총 11년 6개월로 늘었다.
나발니는 러시아가 자신을 침묵시키기 위해 허위 혐의를 씌웠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장기간 독방 수감이 반복되고 있다.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건강이 악화한 그에게 당국이 적절한 의료 지원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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