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은 머리에 총상…"성적증명서 필요하다"며 교내진입한 뒤 총격
범인 가족 "정신분열증 치료중"…파라나주, 사흘간 공식 애도 기간
(멕시코시티·상파울루=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김지윤 통신원 = 브라질 남부의 한 학교에서 졸업생이 모교 교내에서 총격을 가해, 이 학교 재학생 1명이 숨졌다.
19일(현지시간) 오글로부와 G1 브라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께 파라나주 캄베에 있는 한 공립 중등·고등학교에서 이 학교 졸업생이 "성적 증명서가 필요하다"며 안으로 들어온 뒤 갑자기 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의 총에 맞은 16살 여학생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다른 남학생 1명은 머리에 총을 맞아 인근 대도시인 론드리나에 있는 대학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심각한 상태다.
피해를 당한 두 사람은 서로 사귀는 사이였다고 G1은 보도했다.
총격범은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범인은 21살로 이 학교 졸업생으로 확인됐다.
파라나주의 공공 안전부에 따르면 추후 압수한 노트북에 브라질의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학교 내 무차별 폭력 사건에 대한 메모가 들어 있었다.
경찰은 아직 범행 동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범인의 가족이 그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으며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총격 사건 당시 교사 휴게실에 숨어 있었다던 학생 한 명은 현지 언론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이 문을 열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고 말했다"며 "저희는 도망치려고 했지만, 저와 다른 다섯 명 친구에게 총을 겨누고, 총 한 발을 쐈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지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파라나주는 사흘간의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학교와 사회에서의 참을 수 없는 증오와 폭력이 어린 생명을 빼앗았다"며 "함께 평화의 길을 닦아나가는 게 시급하다"고 썼다.
최근 브라질에서는 교육기관 내 강력 사건이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산타카타리나주 블루메나우 한 사립 어린이집(한국의 유치원 개념)에 침입한 25살 남성이 흉기를 마구 휘둘러, 원생 4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지난 3월에도 10대 학생이 상파울루의 한 학교에서 흉기로 교사 1명을 숨지게 하고 학생 등 4명을 다치게 했다.
브라질 당국은 현재 교내 보안 강화와 더불어 학교폭력을 조장하는 내용의 온라인 게시물과 사이트를 차단하는 등 대책을 시행 중이다.
브라질에서 가장 치명적인 교내 살인 사건은 2011년에 발생했다. 당시 리우데자네이루 교외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12명의 어린이를 살해하고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kjy32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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