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 장비 기반한 독 주도 방공계획에 반대
프랑스 등 유럽 5개국, 미스트랄 방공시스템 공동 구매
(서울·파리=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이 자체 방공 체계를 발전시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AP,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20개국 국방장관 및 고위 당국자, 유럽연합(EU) 관계자들과 유럽 방공 계획 등을 논의한 뒤 폐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순전히 생산능력에 기반해 접근하면 우리는 쓸모 없더라도 진열대에 있는 것을 바로 사게 된다"면서 "이는 보통 대량 구매이고 유럽산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전쟁)를 보면 우리는 보유하고 생산하는 것만 확실하게 우크라이나에 줄 수 있다"며 "비유럽 제3자에서 온 것은 일정표, 생산, 우선순위, 어떤 때는 제3국의 승인에까지 매여 있어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외부 세계에 의존해 장래 문제에 대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전부터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갖추고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프랑스는 지난해 독일 주도로 출범한 '유럽 영공 방어 계획'(ESSI)에 대해서도 ESSI가 미국과 이스라엘 방산업체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반대해 왔다.
ESSI는 유럽 국가들이 방공 장비와 미사일을 공동 구매하는 방식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통합 방공 체계를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금까지 프랑스 등을 제외한 유럽 17개국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ESSI는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 이스라엘 요격미사일 '애로 3'를 기반으로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이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 자체 방공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이 미국산 군사 장비에 의존하는 까닭은 미국의 방산업이 더 많이 표준화됐고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받기 때문이라면서 유럽 방산업계의 독립성 강화와 다각화, 표준화를 장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독일, 스페인 주도로 유럽의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개발하는 미래전투항공체제(FCAS) 사업에 벨기에가 옵서버로 참여한다고 발표하며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라팔, 독일의 타이푼 등을 대체할 FCAS는 2040년 도입을 목표로 하지만, 프랑스 다소항공과 에어버스 독일지사가 지식재산권을 놓고 싸우느라 개발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와 함께 프랑스, 에스토니아, 헝가리, 벨기에, 키프로스 등 유럽 5개국이 유럽 미사일 제조업체 미스트랄의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공동 구매한다는 의향서에 서명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무기수출 4강 가려면 넘어야 할 국가는?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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