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스위스 당국, 조사 마쳐…최대 5천억원대 벌금 낼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지난주에 경쟁사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를 마무리한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미국과 영국 등에서 수 천억원의 벌금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CS가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이 이끌던 아케고스 캐피털(이하 아케고스)을 잘못 관리한 데 따른 책임을 물게 된 것이다. CS는 아케고스 등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보고 결국 UBS에 인수됐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 스위스의 규제당국이 조사를 마쳤다며 UBS가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될 처지에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UBS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영국 건전성감독청(PRA),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에 다음 달 말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공동으로 벌금에 관해 발표하도록 요청했다.
미국 연준은 최대 3억 달러(3천850억원)를, 영국 PRA는 최대 1억 파운드(1천643억원)의 벌금을 각각 부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 FINMA는 금융기관에 벌금을 부과할 권한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아케고스의 붕괴는 창업자 빌 황이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를 공격적으로 거래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로이터는 전했다.
TRS는 금융사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특정 기업 주식을 매수한 뒤 해당 기업에 실질적으로 투자하려는 곳에서 정기적으로 수수료 등을 받는 거래 방식이다.
아케고스의 몰락으로 CS는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UBS는 파산 위기에 처했던 CS에 대한 인수 작업을 지난주 완료하고 자산 2천조원대의 거대 통합은행으로 재탄생했다.
UBS는 CS에 대한 각종 소송에 대비해 40억 달러(약 5조원)를 마련해뒀다.
아케고스는 2021년 3월 수십조원 규모의 블록딜(대량거래)을 초래하면서 월가는 물론 노무라와 MUFG에 큰 손실을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증시마저 뒤흔든 바 있다.
당시 투자 주식의 주가 하락으로 위험에 처한 아케고스가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에 몰리자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은 발 빠르게 관련 주식을 팔아 손실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케고스는 빌 황 자신과 가족 등 재산 100억달러가량을 관리하는 개인 투자사로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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