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블링컨 앞 '연꽃'에도 의미부여…"미중 공존 기대감 반영"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미중 갈등 고조 국면에서 이뤄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관계 안정화 필요성에 뜻을 같이한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도 그의 방중 결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사설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두고 "성공적인 방문이었다고 확정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이번 방문 덕에 중·미 관계에는 긍정적인 진전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여러 당사자의 기대치가 낮고 우여곡절도 겪은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구체적인 합의를 달성했으며, 의사소통은 효율적이고 깊이 있었다"며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만남은 "(국제사회가) 기대했던 안도의 신호를 발산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매체는 블링컨 장관이 미국이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확정한 의제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했던 '5불'(신냉전·중국 체제 변화·중국과의 충돌을 추구하지 않고, 동맹 강화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 언급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블링컨 장관의 방문으로 양국 간의 이견들이 해소되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고도로 불건전하고 긴장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이견을 관리·해소할 여건을 만들 가능성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매체들은 또한 전날 시 주석과 블링컨 장관이 만난 인민대회당 회담장 가운데에 연꽃이 배치된 것을 두고도 중국의 공존·상생·협력 기대감을 전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중앙TV(CCTV)는 연꽃을 뜻하는 한자 '하'(荷)가 '화'(和)·'합'(合)과 중국어 발음이 같다는 점에서 '우의'와 '협력'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CCTV는 "수많은 어려움을 없애고, 공존의 길을 찾으며, 공통의 인식을 견지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행동으로 옮기면 중미 관계는 안정되고 호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중국 매체들은 미국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글로벌타임스는 "중미 관계가 안정되려면 양국이 중간에서 만나야 하고, 특히 미국이 언행일치를 유지해야 한다"며 "워싱턴의 복잡한 정치적·외교적 환경이 촉발한 중국에 대한 편견은 중미 관계 우여곡절의 핵심이 됐다. 미국의 문제가 양국 관계의 문제로 바뀐 것이며 이는 미국 측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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