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희망하지만 지금은 그 전망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파롤린 추기경은 이날 이탈리아 동북부 도시 우디네에서 열린 공개회의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중재와 주선 노력을 이어가야 하지만 현재 이러한 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파롤린 추기경의 발언은 이달 초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특사인 마테오 주피 추기경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주피 추기경은 지난 6일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교황의 서신을 전달했지만, 우크라이나의 반응은 냉담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당시 회담이 끝난 뒤 "젤렌스키 대통령은 휴전과 분쟁의 동결이 평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또한 분쟁을 끝내기 위한 어떠한 협상도 우크라이나의 조건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그러나 파롤린 추기경은 "전 세계가 이 전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 전체가 계속해서 평화에 대한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주피 추기경의 모스크바 방문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의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는 처음부터 주피 추기경의 방문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면서 "이제 어느 수준에서 받아들일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피 추기경을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나는 예언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황청 국무원은 이른바 교황의 비서실로, 교황의 직무 수행을 보좌하는 기구다. 교황청 관료 조직의 심장부로 자주 묘사된다.
그 자리를 책임진 국무원장은 교황에 이어 교황청의 권력 서열 '넘버2'로 통한다. 교황이 선종하거나 스스로 물러날 경우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 1순위이기도 하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와 함께 교황청 국무원장에 임명된 파롤린 추기경은 특히 교황청의 정치·외교 활동을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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