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우려' 모디 인도총리 국빈방미중 언급…"우려 제기하려면 외교적 대화해야"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는 국가의 지도자들과도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를 방문 중인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독재자나 반(反)민주주의 지도자들과의 만남은 미국 대통령직의 복잡한 측면 중 하나라면서 자신이 재임 중 동의하지 않는 많은 지도자를 대해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문제는 참 복잡하다"고 전제하면서 "내가 대통령이었을 때 어떤 경우엔 동맹 인사들을 대했는데 그들이 자신의 정부와 당을 이상적으로 민주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느냐"라며 "아니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난 그들과 거래해야 했다"면서 "그들이 국가안보상 이유로 중요하고, 알다시피 다양한 경제적 이익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 대통령이 할 수 있는 한 그러한 원칙을 지키고, 비공개든 공개적으로든 맞서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언급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국빈 방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백악관 정상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나왔다.
인도는 미국의 우방이지만, 국내 인권 및 민주주의 문제를 놓고 국내외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슬람교도 등 국내 종교적 소수자를 상대로 한 폭력과 위협이 적지 않고, 언론 자유와 야당 정치인에 대한 탄압도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일각에서는 이번 국빈 방미 초청이 민주주의 수호자를 표방한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그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고의 위협으로 규정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선 인도 도움이 절실하다는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모디 총리를 국빈 초청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도는 미국이 이끄는 대(對)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일원이기도 하다.
모디 총리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현직일 당시인 2016년에도 방미했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모디 총리와 기후 변화 등 영역에서 협력했다면서 인도에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려면 외교적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에서 소수 민족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갈라질 가능성이 크다"이라며 "우린 그러한 종류의 대규모 내부 갈등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봐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독재자로 비유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기후변화 문제를 놓고 협력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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