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중인 러시아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서적을 수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에 최종 서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본격화한 '탈(脫)러시아화' 과정의 일환으로 러시아 도서 수입 금지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1년 전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통과돼 대통령 서명 절차로 넘어왔던 이 법안은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나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서 인쇄된 도서 수입도 금하고 있다.
법안은 또 제3국으로부터 러시아어로 된 책을 수입하기 위해서도 특별 허가를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채택된 법이 러시아의 반(反)우크라이나 선전으로부터 우크라이나 문화와 정보 공간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렉산드르 트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텔레그램에서 "새 법률이 '러시아 세계'(Russian World)의 파괴적 영향으로부터 우크라이나 도서 출판 및 유통 부문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수년 전부터 자국의 정체성을 파괴하기 위해 러시아가 수 세기 동안 추진해온 정책들을 폐기하고,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을 되찾기위한 탈러시아화 조치들을 추진해 오고 있다.
대표적 예로, 친서방 성향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 정권 말기인 지난 2015년 우크라이나어를 유일한 국가 공식어로 지정하는 법률을 채택했다.
이전까지는 우크라이나어와 함께 다수의 주민들이 사용하는 러시아어도 공식어로 인정했었다.
법률은 정부 기관, 법원, 군대, 경찰, 학교, 병원, 상점 등의 대다수 공공 생활 공간에서 우크라이나어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을 받도록 규정했다. 개인 간 대화나 종교의식의 경우에만 예외를 허용했다.
우크라이나의 탈러시아화 움직임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인들 사이에 반러 정서가 깊어지면서 한층 가속화했다.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는 모두 동슬라브어군에 속하지만, 문법과 어휘, 철자법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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