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美 IRA 따른 세액공제 혜택까지
LG엔솔·삼성SDI 호실적 전망…SK온 적자폭 개선될듯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한 세액 공제 효과가 더해지면서 2분기에도 1분기를 뛰어넘는 호실적이 예상된다.
또 배터리 후발주자 SK온이 마침내 적자탈출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279.6% 증가한 7천425억원으로 추정된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17.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를 중심으로 배터리 출하량이 늘어난 데다,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효과가 본격 반영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IRA에 따르면 올해부터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을 7천190억원으로 추정했다. AMPC 관련 금액(1천550억원)을 제외한 영업이익 추정치는 5천640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부터 AMPC 관련 금액을 영업이익에 반영해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에는 AMPC 수혜 예상 금액 1천3억원이 반영됐다.
이 연구원은 또 연간 AMPC 수혜 규모를 올해 9천억원, 내년 1조7천억원, 2025년 3조4천억원으로 전망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는 올해 1분기 480조원에서 3분기 600조원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북미 주요 고객사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투자 요청도 지속되고 있어 올해 말 수주 잔고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SDI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천56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4% 증가할 전망이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2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자재료의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가 부진한 대신 자동차용 전지와 원형 전지가 선전하고 있다"며 "특히 프리미엄 모델 대상으로 P5 배터리 출하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차기 프리미엄 배터리인 P6의 수주 성과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의 AMPC 관련 수혜는 스텔란티스와의 북미 합작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SK온의 경우 2분기에도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SK온의 2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2천18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 분기(영업손실 3천447억원)보다는 적자 폭이 1천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AMPC를 반영할 경우 SK온이 첫 흑자 달성을 가능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SK온은 1분기 실적 발표 때 영업이익에 AMPC 보조금 수혜를 반영하진 않았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SK온의 실적 흐름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SK온이 수익성을 개선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중 흑자 전환을 예상하며, 분기별로도 유의미한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수율(양품 비율)도 안정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온 해외 공장 수율은 90% 안팎까지 정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온에 대해 "수율 향상과 출하량 증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AMPC 효과와 수율 개선으로 수익성 향상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규모 증설에 대한 자금 조달 우려도 대부분 해소됐다"며 "새로운 폼팩터 진출에 따라 점유율 확대에 대한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분석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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