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관리 "中, 영상·사진 조작, 허위 주장 퍼트릴 준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와 입법원(국회) 선거에 개입할 수 있다고 대만 안보 관리가 경고했다.
25일 자유시보,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대만 안보 관리는 지난 23일 중국이 내년 대만 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허위 정보 캠페인의 일환으로 딥페이크(deepfake·합성조작)를 활용해 허위 주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중국이 생성형 AI를 통해 허위 정보를 대량으로 자동 생산하고, 사진·영상의 디지털 조작을 포함한 신 기술로 정보 환경을 조작해 대만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치려는 노력을 배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선거 사기에 대한 거짓 주장을 지원하거나 특정 후보가 극단적인 연설이나 행동을 한 것처럼 묘사하고자 영상을 조작하는 데 해당 기술들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허위 정보 캠페인은 대만 선거가 전쟁과 평화 중 선택하는 것이라고 제시하면서 대만의 통치 능력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대만 국민 사이에서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의구심을 퍼뜨리기 위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의 캠페인은 미국으로부터의 무기 조달과 반도체 기업 TSMC의 미국 사업 확장 계획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리는 중국이 합법적인 외국 기관으로 가장하고 외국 관리의 발언을 왜곡하고자 대만과 중국 바깥에 등록된 가짜 사이트를 활용해 허위 정보를 퍼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중국은 시각적 스펙터클과 빈번하게 조작된 인민해방군의 위협적인 훈련 영상으로 대만 군의 방어 능력에 대한 대만인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목표는 중국을 받아들이는 것이 평화의 길임을 제시하고자 전쟁의 위협을 가해 대만 독립운동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만 대중이 정부를 불신하도록 불화의 씨를 뿌리는 것도 중국의 핵심 노력이라며, 중국 선전가들이 소셜미디어에 원전의 단계적 폐지와 전기료 인상 등 대만 민생 문제에 대해 부정적 댓글을 달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관리들은 노골적인 위협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번 달부터는 대규모 워게임이나 대만에 대한 경제 제재를 삼갈 것으로 보인다고 이 관리는 전망했다.
대신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에 대한 여론을 조작하고 특정 정치인을 둘러싼 부정적인 내러티브를 만들어 민생과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춰 대만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은 친독립 성향으로, 중국은 차이 총통이 집권한 2015년 이후 대만과의 대화 채널을 닫아버렸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대만의 차기 총통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한다고 밝힌 적은 없다.
다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아닌 친중인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 당선을 기대하면서 차선책으로 제2야당인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 당선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