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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 유혈 충돌이 촉발한 폭력의 악순환 속에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이 또 다시 팔레스타인 마을에 난입해 총을 쏘고 방화하는 일이 벌어졌다.
25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수십명의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이 요르단강 서안 중심도시 라말라 인근에 있는 움 사파 마을에서 난동을 부렸다.
일부 정착촌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겨냥해 총을 쏘았고, 일부 정착민들은 돌을 던지거나 민가와 자동차 등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마을 대표인 마르완 사바는 "최소 100여명의 정착촌 주민이 이스라엘군의 보호를 받으며 마을을 공격했다"며 "이스라엘군이 그들을 보호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최루가스를 던지고 고무탄을 쐈다.
그는 이어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은 집 한 채를 완전히 태웠는데, 그 안에는 아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을 주민들도 공격에 대항하면서 이스라엘군 자동차에 불을 질렀다고 팔레스타인 매체들이 전했다.
마이 알-카일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 장관은 "정착촌 주민들은 부상자를 후송하기 위해 도착한 구급차를 향해서 돌을 던졌다"며 "정착촌 주민의 테러로부터 팔레스타인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시민이 팔레스타인 주민 소유 가옥에 불을 질렀다"며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인을 체포해 경찰에 인계했다"고 말했다.
성명은 또 정착촌 주민들의 팔레스타인 마을 습격을 '민족주의자 범죄'라고 규정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비번이던 군인 1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마을 습격을 주도한 4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또 경찰은 인근 유대인 정착촌 출입구를 봉쇄한 채 출입자를 검색하고 있다.
경찰 조직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극우 성향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은 이런 경찰의 대응이 '연대 처벌'에 해당한다며 반대한다는 뜻을 경찰에 전달했다.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들의 팔레스타인 마을 공격은 지난 20일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용의자 체포를 위해 지난 19일 서안 난민촌에 들어간 이스라엘 특수부대원들과 무장단체 대원 간 격렬한 교전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조직원들이 정착촌에서 이스라엘인을 겨냥해 총기를 난사한 사건이 화근이 됐다.
당시 정착촌 주민들은 서안 남부 투르무스 아야 마을에 들어가 차량과 가옥에 닥치는 대로 불을 지르고 총을 쏘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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