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만채→4월 20만채 매물로…"추가 하락 전망"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의 집값이 경제 둔화와 해외 이민 붐 속에서 최대 10% 하락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부동산중개업체 센탈린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은 3월 약 10만채에서 4월 말 약 20만채로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상하이의 주택 거래 건수는 3월 2만4천건, 4월 1만7천700건, 5월 1만5천300건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물이 급증하면서 주택 거래 시장은 매수자 우위로 돌아섰다고 부동산중개업체 5I5J의 탄타이펑 매니저는 밝혔다.
그는 "선택지가 많아진 매수자들이 좀 더 지켜보자는 태도 속에서 매도자에게 10∼15%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주택 공급이 제한적이었던 상하이의 부동산 시장에서 이는 매우 드문 일이다"고 말했다.
상하이 도심 지역 방 3개짜리 아파트가 1천500만위안(약 2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0% 인하는 150만위안(약 2억7천만원)에 달한다.
다만 그간 상하이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었기에 대부분의 매도자는 가격을 10% 인하해도 여전히 10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얻을 것이라고 탄 매니저는 말했다.
SCMP는 "중국 부동산 시장 둔화와 약한 경제 전망 속에서 상하이의 집 매도 바람은 집값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악순환 상황에 갇혀버렸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부동산중개업체 롄자의 쑹위린 매니저는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데 베팅한 더 많은 집 주인들이 집을 팔려고 한다"며 "그중 일부는 외국으로 이주를 계획하고 있어 값을 내려야 해도 그 가격에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업체 바오눠의 여우량저우 대표는 "매수 관심의 부족으로 탈출하고자 하는 집주인들은 불안해하고 있다며 "일부는 매수자를 찾기 위해 집값을 더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진한 주택 거래는 상하이의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두 달여 봉쇄를 단행하며 큰 타격을 입었던 상하이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중국 전체 목표치보다 0.5%포인트 높은 5.5%로 설정했다.
그러나 1분기 상하이의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전체(4.5%)보다 낮은 3% 성장에 그쳤다. 봉쇄에 질려 상하이 탈출을 결심, 이민을 떠나거나 계획한 이들이 많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부동산 시장은 중국 전역에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4월 베이징의 주택 거래 건수는 1만3천997건으로 전달보다 37.3% 감소했고 항저우(5천883건), 난징(1만1천318건), 허페이(2천127건) 역시 각각 32.7%, 13%, 4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5월 중국 전역 부동산 분야 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7.2% 줄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이 경제와 건설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부동산 분야에 다시 집중해야 할 때라고 썼다.
그러면서 부동산 분야 약세는 철강과 시멘트 산업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가 곧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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