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마약 생산·유통 급증…"군정이 보호" 지적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이 6천억원 규모의 마약을 공개 소각하는 행사를 열었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군정은 세계 마약퇴치의 날인 이날 4억4천600만 달러(약 5천823억원) 상당의 압수한 불법 마약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는 아편, 헤로인, 필로폰, 대마초와 각종 합성마약 등 2억700만 달러(약 2천703억원) 규모의 마약을 쌓아놓고 불태웠다.
만달레이와 타웅지 등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마약 폐기 행사가 개최됐다. 군정은 국영 방송을 통해 이를 중계했다.
미얀마 군정은 작년 마약퇴치의 날에도 6억4천200만 달러(약 8천385억원) 규모의 마약을 소각했다.
미얀마는 세계적인 마약 제조국으로 꼽힌다. 미얀마와 태국, 라오스의 접경지대인 이른바 '골든트라이앵글'에서 세계 마약류의 25%가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정 측은 급증하는 마약 생산을 막는 데 실패했다고 이례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미얀마 마약남용통제중앙위원회(CCDAC)는 "수많은 마약 사범을 체포, 기소했지만 미얀마 내 마약 생산과 유통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관영지 글로벌뉴라이트오브미얀마에 말했다.
전문가들은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정치적 혼란 속에 미얀마 내 마약 생산이 오히려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는 군정이 마약 거래를 중단시키려는 강력한 의지가 없으며, 군정이 오랜 기간 마약 무역을 보호해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군부가 정권을 잡은 이후 마약 퇴치 노력이 줄어들고 경제 위기로 사람들이 마약 생산·거래에 나서면서 미얀마 내 아편 생산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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