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외교수장 "푸틴, 자기가 만든 괴물에 물려…러 정치체계 취약"

입력 2023-06-26 18:35   수정 2023-06-26 18:41

EU외교수장 "푸틴, 자기가 만든 괴물에 물려…러 정치체계 취약"
"우크라 지원 지속 중요"…EU 특별 지원기금 5조원 증액키로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으로 괴물을 만들었고, 그 괴물이 지금 그를 물고 있다"고 밝혔다.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교이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주말 사이 벌어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일으킨 무장반란 사태에 대한 질의에 이같이 논평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러시아의) 정치체계가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고 군부 권력에 금이 가고 있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요한 결과"라고 짚었다.
그는 "러시아와 같은 핵보유국이 정치적 불안정성에 접어드는 것은 좋지 않으며, 이 역시 고려해야 하는 것 중 하나"라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무장반란이 일단락됐지만 후속 상황을 계속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변함없이 계속 지원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외교이사회는 앞서 지난 3월 잠정 합의된 유럽평화기금(EPF)을 35억 유로(약 5조원) 증액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
EPF는 국민총소득(GNI) 비율에 따라 각 회원국의 기여로 마련한 EU 특별 기금이다.
국제적 분쟁 발생 시 군사 지원에 활용하기 위해 2021년 조성됐다. EU 규정상 정규 예산은 군사작전 지원에 투입할 수 없어서다.
처음에는 2027년까지 활용할 목적으로 50억 유로 규모로 마련됐지만, 조성 이듬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소진됐다.
이번 증액은 작년 12월 20억 유로 증액에 이은 두 번째다.
EU는 "이번 (증액) 결정은 우크라이나와 유사한 입장에 처한 파트너국에 대한 EU의 변함없는 군사 지원 약속을 보여주는 분명한 정치적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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