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침묵깨고 수습나선 푸틴과 프리고진…"단결에 감사"

입력 2023-06-27 10:38  

나란히 침묵깨고 수습나선 푸틴과 프리고진…"단결에 감사"
프리고진 "쿠데타 의도 아냐, 항의였을 뿐" 봉합 시도
용병 철수 후 행방 묘연…"벨라루스 호텔서 목격" 보도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반란 사태'의 장본인인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틀 만에 나란히 침묵을 깨고 수습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처음부터 대규모 유혈사태를 피하고자 했다며 군은 물론 바그너 용병들에게도 감사를 전했으며, 프리고진도 쿠데타를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하는 등 양측이 일단 표면적으로는 봉합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밤 TV연설에서 "사태 초기부터 대규모 유혈사태를 피하도록 지시했다"면서 "마지막 순간에 멈춰 유혈사태로 향하는 선을 넘지 않은 바그너그룹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이번 사태로 러시아 국민과 군인들이 단결과 용기를 보여줬다며 감사를 표하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보안기관 책임자들의 반란 관련 대처를 치하해 현 체제 신임을 확인했다.
그는 프리고진을 콕 집어 언급하지 않았지만, 바그너 지휘관 및 용병들을 가리켜 "원한다면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집에 가도 된다.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라"며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이 자국민 앞에서 반란 사태를 직접 언급한 것은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로 진격하던 지난 24일 이후 처음이다.
이틀 전에는 '반역 가담자들에 가혹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으나 이번에는 프리고진을 제외한 당사자들에게 고루 사의를 전하며 민심을 다독이려는 모습을 보였다.

반란군 철수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프리고진도 이날 텔레그램에 11분 분량의 음성메시지를 공개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 용병단의 해체를 막고 우크라이나와의 전투를 망친 러시아군 수뇌부에 책임을 묻는 것이 목표였다며 "우리는 부당함 때문에 시작했다"며 "항의 시위 차원으로 간 것이지 정부를 전복시키러 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바그너 용병들이 러시아 본토에서 지상전을 벌이지 않았으며, 자신들을 공격한 러시아군 전투기를 격추해야만 했던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프리고진의 이같은 발언은 반란 사태의 원흉으로 군 수뇌부를 지목하면서도 정부군과 전면 충돌까지 가려던 것은 아니라는 적극적인 해명을 통해 극한 대치 상황에서 한발 물러서겠다는 메시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 모두 사태를 일단락하려는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 언론들은 몇몇 도시의 바그너그룹 사무실이 이날 다시 문을 열었으며 신병 모집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프리고진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AP 통신은 지적했다.
러시아 3개 통신사는 이날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사건이 종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크렘린궁의 사면 약속에 정면 배치되는 정황이다.
정치권에서도 강경파를 중심으로 프리고진에게 반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프리고진과 충돌해온 군 장성 출신 안드레이 구룰레프 하원의원은 프리고진과 그의 오른팔인 드미트리 우트킨을 두고 "머리에 총을 맞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니키타 유레페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의원도 러시아 검찰총장실과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에 누가 반란으로 처벌받을지를 묻는 서면 질의를 제출했다.
이런 가운데 프리고진의 행방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프리고진은 이날 음성 메시지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바그너그룹의 합법적 활동을 제안했다고 말했으나, 자신이 어디 있는지 추측할만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앞서 지난 24일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벨라루스로 망명한다고 밝혔으나 당일 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노두를 떠난 이후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프리고진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며 그가 벨라루스에 있는지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바그너그룹과 프리고진의 향후 행보에 대해 알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한 텔레그램 뉴스채널은 이날 프리고진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의 한 호텔에서 목격됐다는 제보가 있었으나 사실인지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보도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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