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준비 반나절밖에 안 걸려…우리 땅에 다가온 위협에 맞서 싸울 수 있어야"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가 벌어졌을 때 자국군에 전면 전투 대비태세를 갖출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군 고위 장성 휘장 수여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국영 벨타 통신이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발생한 사태를 지켜보는 것은 나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고, 많은 시민도 이 사태를 가슴에 새겼을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와) 하나의 조국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 "내가 군대에 전면 경계를 명령했을 때 모든 군대와 경찰, 특수부대까지 완전한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는 데 반나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글로벌 분쟁 위협이 오늘날처럼 현실적이었던 적은 없다. 우리는 우리 땅에 다가오는 위협에 맞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면서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장성들에게 당부했다.
AFP통신은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간 갈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발생했다고 논평했다고 전했다.
AFP에 따르면 그는 "우리는 상황에 잘못 대응했다. 우리는 문제가 스스로 해결될 줄 알았지만 그렇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방에서 싸운 두 사람이 충돌했는데, 이번 사안에서 영웅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언급한 '두 사람'은 프리고진과 쇼이구임이 명백하다고 AFP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AFP는 "루카셴코의 이 같은 언급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 분쟁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짚었다.
프리고진은 지난 23일 용병단을 이끌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며 무장 반란을 벌이다 이튿날 모스크바로부터 200㎞가량 떨어진 곳에서 진격을 멈추고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정부와 프리고진 사이를 중재하며 협상을 끌어낸 인물이 루카셴코 대통령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TV 연설을 통해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어려운 상황을 해결한 데 대한 그의 기여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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