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미국-프랑스-독일-영국 4자 논의서 왜 우리나라만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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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가 이탈리아로 불똥이 튀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통화를 하고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백악관은 당시 이같이 밝히고 "이들 정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반란 사태를 둘러싼 미국-프랑스-독일-영국의 4자 논의에서 주요 7개국(G7)이자 유럽의 핵심 국가를 자부하는 이탈리아는 제외된 것이다.
야권에선 '이탈리아 패싱' 논란을 제기하며 조르자 멜로니 총리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겨눴다.
전 이탈리아 총리이자 중도좌파 성향 정당 '비바 이탈리아' 대표인 마테오 렌치 상원의원은 "바이든은 마크롱, 숄츠, 수낵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우리 총리에게는 전화하지 않았다"며 "이탈리아에는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당시 미국에 귀도 크로세토 국방장관이 있었기에 별도로 멜로니 총리에게 전화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멜로니 총리가 국제 무대에서 '푸대접'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서유럽 순방과 관련해서 논란이 일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월 8일 영국 방문을 시작으로 당일 오후 늦게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마크롱 대통령, 숄츠 총리와 만찬 회동을 했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첫 유럽 순방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을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만 따로 만나 주목받을 기회를 챙긴 셈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이탈리아는 독일, 프랑스에 이은 EU 역내 3위 경제 대국이 됐으나 실제 '빅3'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하자 이탈리아 내에서는 '외교 참사'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멜로니 총리는 "프랑스와 독일만 주목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탈리아를 초청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멜로니 총리의 통화가 이뤄지지 않자 이탈리아 패싱 문제가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두 정상의 통화는 뒤늦게 성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저녁 멜로니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 반란 사태에 관해 논의한 뒤 7월에 백악관을 방문해달라고 초대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이번 통화로 총리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보도했다.
총리실은 통화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탈리아를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로 간주해 왔다"며 "이미 여러 차례 만난 두 정상 사이에 형성된 직접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드러내는 매우 진심 어린 통화였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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