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 6.8%에서 5.6%로 상당히 둔화하면서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28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호주통계청(ABS)이 이날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5.6%로 4월에 비해 1.2%포인트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6.3%였던 CPI 상승률이 4월에 6.8%로 깜짝 올랐으나, 이번에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ABS의 미셸 마쿼트 물가 통계국장은 "이번 CPI 상승률은 2022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면서 "여전히 상품·서비스 물가가 오르고 있으나 최근 몇 달과 비교할 때 상승 폭은 훨씬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CPI 상승률 하락을 견인한 주요 요소로 7%가량 떨어진 유류비를 꼽았다.
반면, 신선식품·임대료·여행 등 변동성 높은 항목들은 여전히 6∼8%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한 임대료와 전기요금 역시 각각 6.3%, 14% 올라 전체 CPI 상승률은 둔화해도 서민들의 고물가 부담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물가 통계로 RBA가 내달 4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회계법인 KPMG의 브랜던 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예상외로 크게 떨어진 CPI 수치는 금리가 거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증거"라면서 "다음 주 회의에서 RBA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럼에도 "고용시장이 워낙 탄탄한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이 회의 의제에 당연히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가 투자은행(IB) JP모건 호주 지사의 톰 케네디 이코노미스트는 "급박성은 줄었으나 인플레이션이 고착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아직 RBA가 할 일이 남아 있다"면서 "올 7∼8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RBA는 연 7% 이상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작년 5월부터 12번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1%에서 4.1%까지 급격히 끌어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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