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장갑차 이동에 불리, 러시아군은 나뭇잎으로 위장 쉬워
우크라 동부 크레민나 서쪽 숲에선 치열한 전투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러시아에 점령당한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남부의 들판이 진격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예상보다 느린 것과 관련해 "지형이 엄청난 장애물"이라며 "우크라이나 남부의 평평하고 탁 트인 들판은 방어군에게 최적의 지형"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는 완만한 초원과 숲이 많은데 특히 평평한 남부 지형이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위험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들판은 밀, 옥수수, 해바라기 등 농작물 수확으로 경제적 가치가 크지만 반격 작전에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많은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남부에서의 전투가 전쟁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본다고 NYT가 전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남부 자포리자주의 점령지 탈환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달 5일 미국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제시하며 자포리자주 토크마크의 전선 지형을 예로 들었다.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하는 방향에는 트인 들판 때문에 탱크와 장갑차들이 숨을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
반면 러시아 군인들은 들판 가장자리의 나무들을 이용해 몸을 숨기고 우크라이나군의 공중 정찰을 피할 수 있다.
특히 여름에 나뭇잎이 완전히 자라면서 러시아군에 유리하게 됐다.
숙련된 러시아군 헬기 조종사들은 단거리 대공미사일의 공격을 받지 않게 나무 높이 수준으로 낮게 날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러시아군 보병부대는 나무들을 위장에 활용하고 탱크, 대전차 미사일 등의 장비들을 은밀하게 배치할 수 있다.
또 들판과 숲 사이에 작은 마을들이 있는데 러시아군은 2∼3층 건물에서 우크라이나군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어렵게 자연 지형인 들판을 통과한다면 러시아군이 넓게 구축한 참호와 대전차 장애물, 지뢰 등이 기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전선에서 15마일(약 24㎞) 진격해야 토크마크 도심에 진입할 수 있다.
NYT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은 별로 없지만 다른 공격 전선도 (토크마크 상황과) 비슷한 장애물이 있을 것"이라며 "흐름을 바꾸려면 지형에 숙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크레민나 서쪽의 숲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가 작년 가을에 탈환한 동부 마을과 도시들을 겨냥한 공격을 강화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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