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각료회의서 설득 지시…관방장관 '올여름 방류' 입장 고수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박상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0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안전 확보를 철저히 하고 방류에 관해 국내외에 정중하게 설명하라고 지시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오염수 방류 관련 관계 각료회의에서 안전성 확보와 소문 피해(풍평 피해) 대책을 마련하고, 국내외에 대한 설명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고 니시무라 아키히로 환경상이 기자단에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이날 회의에 대해 "총리를 포함해 관계 각료가 정보 공유를 위해 모였다"며 "기시다 총리가 계속해서 안전성 확보를 철저히 하고 국내외에 정중히 설명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마쓰노 장관은 오염수 방류 시기에 대해 "올해 봄부터 여름 무렵으로 예상한다고 해오고 있다"며 기존 일본 정부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을 검증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내달 4일부터 7일까지 일본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외무성에 따르면 그로시 사무총장은 하야시 외무상을 비롯한 일본 정부 관계자와 면담하고, 후쿠시마 제1원전 등을 시찰한다.
기시다 총리는 내달 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그로시 사무총장과 만나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평가한 IAEA 최종 보고서를 전달받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하야시 외무상은 "외무성 초청으로 일본을 찾는 그로시 사무총장과 다음 달 4일 면담하고 오찬을 함께한다"며 "그로시 사무총장의 일본 방문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 예방을 포함한 다른 일정은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IAEA 최종 보고서가 기시다 총리와 그로시 사무총장의 면담쯤에 공개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IAEA 측에 알아봐야 할 사안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어 일본 정부가 보고서를 사전에 입수해 결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종 보고서는 IAEA 책임 아래에 작성되며, 일본 정부는 조작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며 "거짓 정보로 IAEA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해치려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IAEA가 최종 보고서에서 우려할 만한 지적을 제기하지 않으면 예고한 대로 올여름에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염수 방류 시점은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으며, 기시다 총리가 방류에 반대하는 원전 인근 어민에 대한 설득 작업과 주변국 반응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를 위한 관련 설비 공사는 이미 모두 끝났고,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설비 검사를 이날 완료한다.
28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진행된 이번 검사에서 원자력규제청 검사관은 오염수를 바다로 보내는 설비에 누출 등 이상이 있는지와 오염수를 희석 방류하기 위해 필요한 바닷물을 퍼 올리는 펌프와 문제 발생 시 방류를 멈추는 긴급 차단밸브가 정상 작동하는지 등을 검사했다.
검사 결과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약 1주 정도 뒤인 다음 달 초순 도쿄전력에 '(검사)종료증'이 교부된다. 이 증서가 발행되면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가능해진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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