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법 근거 수백만명 학자금 구제 추진…12개월 재상환 프로그램도 마련"
대출 탕감 반대하며 코로나 구호자금 받은 공화 겨냥 "위선 놀라워"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에 제동을 건 연방 대법원의 결정을 비판하며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긴급 연설을 통해 "법원은 헌법을 잘못 해석했다"며 "나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중단하려는 대법원의 결정은 잘못됐으며 실수"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학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출 탕감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가능한 빨리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오늘 법원의 결정에 부합하는 첫 조치를 발표한다"며 "우리는 고등교육법에 근거해 교육부 장관이 특정 조건에 있는 학자금 대출을 면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새 방식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최선의 방안이며 가능한 빨리 조치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면서 이를 통해 수백만명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교육부가 12개월 동안 학자금 대출자들을 신용 기관에 의뢰하지 않는 재상환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여러분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학자금 대출 탕감을 이뤄낼 것"이라며 대법원의 결정을 거듭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학자금 대출 탕감에 반대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코로나19 긴급 구호 자금으로 수십만 달러를 받았다고 지적하며 "위선이 놀랍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의 판결 직후에도 별도 성명을 통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오늘 결정은 실망스럽지만, 우리 행정부는 모든 미국인에게 고등 교육을 실현시킨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대책 추진 의사를 밝히고 나섰지만 이미 보수 우위의 대법원과 의회에서 제동이 걸린 만큼 상당한 제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보수 우위의 대법원은 이날 오전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에 대한 소송에서 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중간 선거 직전 바이든 대통령이 승부수를 걸고 추진해 온 총 4천300억달러 규모의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이 사실상 폐기 위기에 처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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