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6월 무역수지가 11억3천만달러의 흑자를 나타냈다. 1일 정부가 발표한 지난달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 수출액은 542억4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액은 531억1천만달러로 작년과 비교해 11.7% 감소했다. 지난달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한 가운데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들면서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월간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건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였다. 이는 1995년 1월~1997년 5월, 29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한 이후 가장 길었다. 장기간의 무역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는 데 일단 성공한 것이다. 이번 무역수지 흑자 전환이 추세적인 흐름으로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를 장담하기 일러 보인다. 무역수지 흑자가 수출 자체가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이 수입 감소와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작년 6월 배럴당 113.27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74.99달러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6월 주요 에너지 수입액은 99억달러로 작년 대비 27%가량 줄었다. 국내 전체 수입액의 5분의 1가량이 석유와 석탄, 가스 등 3대 에너지 비용이다.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국제 에너지 가격의 하락은 다행스럽다. 다만 무역수지의 흑자 기조가 이어지기 위해선 부진한 수출의 회복세가 시급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선 반도체 경기와 대중국 수출 동향이 관건으로 등장해 있다. 6월 반도체 수출은 작년 대비 28% 감소했다. 수출 감소율이 연중 최악이던 지난 4월(41%)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메모리를 중심으로 수출이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대중국 수출은 올해 상반기 601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6%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주력 상품의 경쟁력 확보와 다변화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국내 주요 기관이 최근 내놓은 수출과 무역수지 전망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28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수출이 3.1% 감소하고 12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상반기보다는 개선되겠지만 하반기에도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수출이 감소세를 면치 못하면서도 6월 수출 감소율의 경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1월 수출 감소율이 16.4%에 달했던 데 비하면 상당 부분 개선될 조짐이 엿보인다. 이번 무역수지의 흑자 전환이 일시적인 양상에 그쳐선 안 될 것이다. 무역 전선에 산재한 대내외적인 악재 속에서도 수출 동력을 제고해 나가는 데 민관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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