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미·서방이 반란 배후' 비난 구실 줄까 우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지난달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을 당시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 내에서 은밀한 공격을 감행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관련 정보를 보고받은 익명의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사전에 프리고진이 정확히 무엇을 계획했는지 알지 못했지만, 그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권력에서 강제로 끌어내기 위해 군사 행동에 나서려 한다는 건 파악했다.
다만 프리고진이 어떤 방식을 쓸지, 두 사람을 두고 무얼 하려는 의도인지는 정확히 몰랐다고 한다.
프리고진의 반란이 시작되자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 관리들에게 '지금은 국경을 넘나드는 공격이나 비밀 파괴 공작,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어떤 게임에도 관여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프리고진의 반란이 미국이나 우크라이나에 의해 조직됐다고 주장할 구실을 제공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러시아 내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어떤 고위급 작전도 프리고진의 목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푸틴 대통령으로 하여금 서방에 대한 비난 수위만 높이게 할 것으로 봤다. 또 자신들이 아는 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이를 묵인했다고 전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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