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군 이외에 드론·전투기 등 동원…사전에 미국에 통보
이스라엘군 "테러그룹 상대 여단급 작전"…팔 자치정부 "새로운 전쟁 범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난민촌에서 테러 세력 소탕을 목적으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여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3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북부 제닌 난민촌의 여러 건물을 공습하고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무장세력을 제압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 대상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합동 상황실'로, 테러범들의 범행 전후 회합 장소이자 관측소, 무기 및 폭탄 저장소, 통신센터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이번 작전은 우리가 수행 중이고 앞으로 수행할 작전의 일부"라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아닌 제닌의 테러 그룹을 상대로 한 여단급 작전"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는 이날 작전 중에 최소 8명이 죽고, 50여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부상자 가운데 최소 10명은 위중한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건부는 전망했다.
이스라엘군 측에서도 1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또 이스라엘군은 이날 제닌 난민촌의 가옥을 수색해 총기와 로켓 등 무기를 압수하고, 2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엔 난민촌 내 모스크 인근에서 다수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이스라엘 군인들의 치열한 교전이 있었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항공기 공습을 통해 위협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또 서안 중심도시 라말라 인근의 베이트 엘 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 남성 한명을 사살했다.
그동안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 작전에 무장 병력만 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9일 제닌 난민촌에 들어갔던 병력이 급조폭발물(IED) 공격을 받은 이후, 드론을 이용해 표적 사살을 감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이번 작전은 지난 2000년 제2의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반(反)이스라엘 민중봉기) 이후 서안에서 진행된 이스라엘군의 최대 작전이라고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가 전했다.
최근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총격 사건 등을 경험한 이스라엘은 사전에 미국에 작전 계획을 통보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측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이네는 "무방비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을 멈추기 위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정치국장은 제닌을 지키기 위한 서안 지구 주민의 봉기를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는 "제닌은 여전히 점령군에게 저항하는 항쟁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고 보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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