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세계 주요 기업들과 달리 러시아에서 계속 영업 중인 영국의 다국적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영국 B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 소재 비영리단체인 '모럴 레이팅 에이전시'(MRA)는 유니레버가 러시아 경제에 연간 5억7천900만파운드(약 9천573억원) 정도를 기여하고 있다면서 유니레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고 있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MRA는 러시아가 계속해서 오리지널 상품 대부분을 제조해서 팔 수 있는 것도 유니레버의 상품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MRA 창립자인 마크 딕슨은 유니레버에 대해 "구차한 변명은 그만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총탄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유니레버가 러시아에서 계속 물건을 팔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니레버는 러시아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은 일상식품과 위생용품 등 생필품으로 제한된다고 해명했다.
유니레버는 러시아에서 철수하면 현지 사업을 러시아 정부가 차지할 것이라면서, 러시아 시장 철수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유니레버는 러시아 사업 매각도 안 되는 상황에서 엄격한 제약 속에서 러시아 사업을 유지하는 방법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유니레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기업들의 잇따른 철수에도 러시아로부터의 수출입과 현지 광고 중단 등의 조치만을 취한 채 아직 러시아 시장에 남아있다.
앞서 거대 석유업체인 셸도 러시아 에너지 시장 철수 약속에도 러시아 천연가스를 계속 거래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셸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거래는 장기계약에 따른 것으로 관련 법이나 국제제재를 위반하지 않은 합법적인 거래라면서, 러시아 에너지 시장 철수에 대한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