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현안 있지만 중요성 따라 처리…가능한 한 빨리 끝낼 것"
스웨덴에 테러 대응 로드맵 요구, F-16 구매 기대감도 표시
"내달 푸틴과 대면 회담 확신"…크렘린 "정해진 바 없다"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위한 의회 비준 절차를 10월 전에는 완료할 수 없다고 밝혔다.
AFP,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 기자회견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동의 비준안 처리 문제에 대해 "2개월의 의회 비회기가 10월에 끝난다. 현재로선 의회에서 관련 논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뤄야 할 많은 국제 협정과 법안들이 있지만, 우리는 이들을 중요성에 따라서 처리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이 절차를 가능한 한 빨리 끝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지난 10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조속히 의회 비준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방 일각에서는 튀르키예가 해당 절차를 수 주 내에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대로라면 스웨덴의 나토 정식 가입은 최소 10월까지는 불가능하게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이 테러 대응에 있어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또한 "스웨덴의 약속에 따라 우리는 양국 장관급 안보 메커니즘과, 테러와의 싸움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스웨덴이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과 관세 협정 연장을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F-16 전투기 구입에 대해 어느 때보다 희망적"이라고도 했다.
튀르키예에 대한 F-16 판매에 부정적이었던 미국 의회는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한 것을 전후해 F-16 판매를 위해 행정부와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과 관련해서는 양국이 제안할 경우 중재에 나설 수 있다면서, 내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길 바란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해당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항전하다 러시아에 붙잡힌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이 포로 교환으로 풀려난 뒤 튀르키예에 머물기로 한 합의를 깨고 우크라이나로 귀환한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8월에 우리가 대면해서 이들을 포함한 여러 문제를 의논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당 사안에 대해 러시아가 처음에는 반발했으나 사정을 파악한 이후에 긍정적으로 상황이 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이후 기자들의 관련 질의에 "푸틴 대통령은 현재로선 에르도안 대통령과 대화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7일에도 "다음 달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에 올 것"이라고 말했으나, 크렘린궁은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한 것에 대해서는 "양국 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동 관심사가 있으며 양국 관계를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이에 서방 일각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경제난 해결을 위해 서방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과의 우호적인 기존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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