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올해 자국의 최대 외교 이벤트가 될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구상 10주년을 맞아 올해 개최하는 이 포럼을 통해 최대한 많은 세계 각국 정상을 자국으로 불러들인다는 계획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등에서 잇따라 중국 견제의 목소리를 높이자 개발도상국과 신흥국 등을 중심으로 세를 과시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14일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열린 '고품질 일대일로 공동건설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쑨 부부장은 축사에서 "일대일로는 중국의 구상과 제안에서 국제적 구상과 글로벌 행동으로 업그레이드됐고, 개발도상국 현대화와 인류 운명 공동체 건설에 있어서 연대와 협력의 실천이 됐다"며 "중국은 각국과 협력해 일대일로 건설을 계속 추진하고 다자주의 강화·세계 경제성장 촉진·유엔의 2030 지속가능한 발전 의제 이행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자문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자문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통해 공동논의·공동건설·공동향유의 협력 이념을 견지하고 상호연결과 소통을 협력의 줄기로 삼아 녹색 실크로드와 디지털 실크로드 등 협력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며 "일대일로가 세계 각국의 단결과 협력, 상호연결, 공동발전을 촉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전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말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권좌에 오른 뒤 2013년부터 중국 주도로 추진돼온 중국-중앙아시아-유럽 간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이다.
일대(一帶)는 중국 서부-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 일로(一路)는 중국 남부-동남아시아 바닷길-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다.
참여국에 도로와 철도를 깔고 항만과 공항을 짓는 인프라 협력이 핵심으로, 중국의 '대국굴기'를 현실화하려는 대외 확장 전략으로 간주된다.
베이징일보는 최근 151개 국가와 32개 국제기구가 약정을 체결해 일대일로 건설에 동참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이 일대일로 참여국들에 총 3천979억 위안(약 75조6천억 원)을 투자해 42만1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보도했다.
2017년 열린 제1회 일대일로 포럼에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유라시아 등 28개국에서 정상급 대표단이 참석했고, 2019년 제2회 포럼은 세계 37개국 지도자를 포함해 5천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해 규모를 키웠다.
올해 포럼 개최 시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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